경제 경제단체

“국내경기 하강국면 가능성 크다”…삼성경제硏

노종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31 11:47

수정 2014.11.07 14:34


우리경제가 교역조건이 악화된 후 경기하강국면으로 접어들었던 지난 96년과 2000년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달 31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들어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1·4분기와 2·4분기 각각 86.5, 84.6을 기록, 88년 교역조건지수가 개편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6월 중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는 82.5로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는 경기하강을 초래했던 97년과 2000년 당시 상황과 비슷한 흐름으로 연구소는 앞으로 국내 경제상황이 하강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96년에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전년대비 9.5% 하락, 외환위기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2000년에는 12.4%하락,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됐었다.

유가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이 교역조건 악화를 초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들어 나타난 순상품교역조건의 악화는 원유도입단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2000년 당시와 비슷하다.

올들어 수입은 지난해 동기대비 10.6% 상승했지만 수출단가는 석유제품과 철강제품의 수출 증대와 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7.1%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 2001년 성장률은 2000년 8.5%에서 3.81%로 크게 둔화됐다.

97년에는 반도체 가격이 공급 과잉으로 폭락하면서 순상품교역지수가 전년대비 9.5% 하락했다.


연구소는 이같은 전례에 비춰볼 때 “올 하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경기 둔화와 대외충격으로 교역량이 감소하고 수출물량 증가가 어려워지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역조건 악화의 영향이 본격화된 97년과 2001년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각각 10.3%, 1.7%인 반면,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0.3%, 0.4%에 그친 점을 들며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하반기에도 유가가 현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데다 반도체 가격 약세, 선진국 경기둔화 등으로 교역조건의 악화가 지속되고 수출 증가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