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권 “PF 잡아라”…SOC사업으로 이자+배당+투자수익

천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31 11:47

수정 2014.11.07 14:34


최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나 토목공사 등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기법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PF란 기존의 담보대출, 신용대출과 달리 향후 발생할 수익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신종 금융기법으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SOC사업에 주로 활용된다.

PF는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한 데다 기대 수익률도 8% 이상으로 채권투자나 대출이자보다 높아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높다. 요즘에는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연기금 등도 가세한 상황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사업을 위해서는 건설사들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우고 주주단으로 참여했지만 요즘에는 프로젝트에 돈을 대는 금융기관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사업성이 좋을 경우 이자수익은 물론 배당, 투자수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PF사업인 용인경전철 사업과 영종도 골프장 사업을 비교해본다.

◇용인경전철 사업=용인경전철 사업은 용인시 구갈읍에서 에버랜드까지 18.5㎞에 이르는 구간에 경전철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경전철은 기존 지하철과는 달리 지상으로 다니는 소규모 전철로 공해가 없어 유럽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업에는 교보생명, 국민은행, 대한생명이 주간사로 참여해 12개 금융사로부터 지분참여와 선·후순위 대출 등의 방식으로 6145억원을 지원한다.

용인경전철사업은 민간투자법에 의해 추진되는 최초의 철도분야 사업으로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오는 2009년 완공된다. BTO(Build Transfer Operate)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완공후 사업자인 용인경전철이 용인시에 시설을 기부채납하고 30년간 무상사용권을 받아 운영하게 된다.

예상수익률은 최대 8.8%에 이를 전망이지만 수익성이 예상에 못미칠 경우 정부가 이를 보조, 안전성도 높다.

국내 최초로 지원자금 중 일부를 주식으로 환수하는 에쿼티 파이낸싱 기법이 도입돼 이 사업에 참여하는 금융기관들은 완공후 경전철 지분 49%를 갖게 된다.

◇영종도 퍼블릭 골프장 건설사업=영종도 골프장 건설사업은 인천공항 유휴지 122만평에 퍼블릭 골프장 72홀과 골프연습장, 컨벤션센터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완공후 시행사인 클럽폴라리스는 관련시설을 공항공사에 무상으로 넘기는 대신 2020년까지 사업부지 임대 및 관리운영권을 갖게 된다.

골프장 건설에 필요한 총 사업비 1280억원은 출자자 컨소시엄이 25%인 330억원을 자본금으로 투자하고 나머지 75%인 950억원은 하나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 컨소시엄이 관리운영권을 담보로 지원한다.

골프장 개장은 오는 2006년 7월로 예정돼있으며 시공사는 7년간에 걸쳐 운영수익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게 된다. 멤버십 골프장의 경우 회원권 판매를 통해 투자금의 조기회수가 가능하지만 퍼블릭인 경우 보증금이 들어오지 않아 오랜 기간 영업이익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골프장의 경우 마진율이 30∼40%에 이르며 인천부근 골프장수가 적어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병운 하나은행 투자개발팀장은 “수도권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대중골프장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또 신공항 고속도로의 이용증가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PF시장 쟁탈전 후끈=최근 PF에 대해 금융기관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사업권 획득을 위한 금융기관간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올들어 부동산 경기침체로 부동산금융 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도 경쟁심화요인이 되고 있다.
SOC 사업의 경우 정부가 기대수익의 일부를 보조해준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윤기탁 국민은행 투자영업팀 차장은 “수익률은 사업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특히 SOC 사업의 경우 정부의 수익보장이 있기 때문에 경쟁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정직 교보생명 프로젝트 파이낸싱팀 과장은 “철저한 타당성 검사와 시장성을 검토하기 때문에 PF수익률이 높은편”이라며 “최근 연기금과 공제회 등도 이를 노리고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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