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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인하 ‘시늉만’…콜금리 인하폭 절반도 안돼 잇속챙기기 비난

고은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31 11:47

수정 2014.11.07 14:33


지난달 12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조치 이후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는 재빠르게 내리면서 정작 대출금리는 뒤늦게 소폭 내리는 데 그쳐 ‘생색내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반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우 금리인하 조치가 즉각 반영되는 변동금리 대출비중이 86%에 달해 거래기업들의 이자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은행권 한 관계자는 “콜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됨에 따라 은행들은 기존 대출에 대해 실제 0.3%포인트의 금리인하 효과를 얻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러나 실제 대출금리 하락폭은 0.05∼0.1%포인트에 그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다음주 중 5.32∼6.53%인 가계대출 기준금리와 업체신용도에 따라 4.52∼7%인 기업대출 금리를 내리기로 하고 구체적인 인하폭을 검토하고 있으나 콜금리 인하폭보다는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6일 개인신용대출(6개월 주기변동) 기준금리와 12개월만기 대출금리를 각각 0.05%포인트씩 낮춰 7.70%와 7.90%로 인하하는 데 그쳤다. 또 전체 기업여신의 35∼40%를 차지하는 기업일반자금 대출(1년 미만 고정금리 적용)도 회사별 신용도에 따라 0.05∼0.1%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전체 대출 중 30%가량이 기준금리를 적용받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1일부터 대출 기준금리를 0.15%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반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 7월말 기업에 대한 총 대출 잔액 32조원 가운데 변동금리로 대출해준 비중이 86%에 달해 거래기업은 실제 연간 825억6000만원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또 이날 시장금리연동 원화대출의 기준금리를 0.3%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우리은행 역시 변동금리 대출이 전체 대출의 8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금리 인하는 신규고객에게만 적용되지만 대출금리 인하의 경우 기존 고객에게 적용되는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대출 고정금리 인하는 은행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은행들이 신중하게 금리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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