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 풍속도 달라진다…과음 삼가고,시간 쪼개쓰고,집중력 높이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9.24 11:56

수정 2014.11.07 13:38


주5일근무제 시행 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직원들의 ‘근무기강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주요 기업들은 이에 따라 줄어든 근무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등 근무시스템 변화작업에 착수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기계 등 업무집중도가 높은 업종은 하루 동안 일정시간대에 집중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코어 타임(Core Time)’제를 시행한데 이어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을 위해 생산라인의 현대화도 서두르고 있다.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은 사무직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 업무효율성 제고를 위해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 등 기업문화혁신에 나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근무환경이 변화한 데는 주5일제가 주당 44시간 동안 생산했던 물량을 40시간으로 충당해야하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으면 인건비 등 비용증가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퇴출=삼성그룹 직원들은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최소 10분 먼저 나와 간단한 주변 정리정돈을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물론 이를 꼭 지켜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삼성은 출퇴근 시간 등을 포함한 시간관리, 용모·복장, 인사 등의 항목을 ‘기본지키기’ 실천항목으로 설정했다. 사내 방송 등을 통해 끊임없이 교육해 업무현장에서 ‘시(時)테크’가 일상화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은 또 일과 후에도 업무에 방해가 되는 일은 되도록 하지 않는 기업문화 조성에 열중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시행 중인 폭탄주와 술강요 금지 등 ‘5대 음주캠페인’. 삼성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인사고과를 업적과 역량평가로 이분화해 업무와 관련된 업적 뿐만 아니라 기본지키기, 고객지향적인 사고 등을 평가하는 역량평가도 한층 꼼꼼히 챙겨 직원들의 업무효율성을 극대화시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LG그룹 계열 LG화학은 ‘즐거운 일터’ 만들기 캠페인 등을 통해 업무효율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1주일에 이틀을 쉬는데 따른 업무 과부하가 심해지면서 일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는 점을 감안, 매주 수요일을 ‘회의?잔업?보고’가 없는 ‘3무(無)’의 날로 정해 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동부그룹 계열 동부한농화학은 회의 때 철저한 ‘시테크’개념을 도입한 경우다. 오전 회의는 출근 시간 30분 전에 시작하고 회의는 1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을 관례화했다. 이와함께 의사결정 단순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그동안 본사에 있던 생산관리조직을 주5일제 시행과 함께 울산과 경기 안산으로 이전했다.

◇생산현장, 원가·비용 절감 위해 집중근무제 도입=생산현장에서는 주5일제에 따른 비용 증가를 대대적인 생산성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모비스는 지난 7월부터 생산라인 특성에 맞춰 하루 2시간씩 집중근무를 하는 ‘코어타임제’를 도입했다. 이와함께 공장장 이하 관리 단계를 대폭 줄이고 현장 감독자인 반장급에게 상당한 권한을 주는 등 업무지위체계를 단순화, 생산공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시스템도 구축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주5일제 도입으로 근로시간이 9.1% 감소하는 대신 생산성은 5.9% 올라갈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이는 철저히 생산성 향상 노력과 직원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생산라인 증설과 현대화를 통해 기업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세부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가혁신센터 운영과 원가절감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근무기강 재정립을 위한 지침도 준비 중이다.

삼성그룹 계열 삼성석유화학은 생산과정 효율화를 통해 추가비용 투자없이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화섬원료 고순도테레프탈산(TPA) 생산능력을 연간 100만t에서 108만t으로 늘려잡았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연구원은 “주5일제 도입으로 국내 기업들은 15% 정도의 추가적인 생산성 향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우리기업이 생산성 향상에 실패할 경우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이 확대될 것이지만 성공한다며 우리 경제가 1단계 고도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mirror@fnnews.com 김규성 서정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