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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식 환기성·전망 더 좋아요”…분당 주상복합 한국형 인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9.29 11:56

수정 2014.11.07 13:34


한국형 주상복합아파트가 미국·홍콩식의 주상복합아파트 보다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상복합아파트가 몰려있는 경기 성남 분당에서 기존 아파트 형태를 차용한 주상복합 분당파크뷰와 로얄팰리스가 중앙집중식의 아이파크분당보다 더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형이 통풍과 전망에서 우위를 보여 주민들이 생활에 더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성남 분당 정자동의 탄천 주변에는 최근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마친 파크뷰, 아이파크, 로얄팰리스 등 주상복합아파트가 여러 채 있다. 이들 주상복합아파트는 입지, 규모, 브랜드 인지도 등이 비슷해 가격 차별화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중개소에 나온 매물을 중심으로 시세를 살펴보면 각 아파트간에 일정한 차이가 있다. 전반적으로 파크뷰와 로얄팰리스가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아이파크는 2차거래 물건으로 밀린다.

현재 매매가는 파크뷰 54평형 7억5000만∼8억7000만원, 로얄팰리스 54평형은 8억∼9억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반면 아이파크분당 55평형은 이들보다 평수가 더 넓음에도 불구하고 7억∼8억원으로 1억원 정도 낮다. 이런 시세차이는 30∼70평형 등 거의 모든 평형에서 비슷하다.

이 같은 가격차이에 대해 현지 중개업소는 주상복합아파트의 설계차이로 설명하고 있다. 파크뷰와 로얄팰리스가 한국형 아파트의 계단식이어서 생활 습관과 조화를 이루는 데 반해, 아이파크는 외국처럼 중앙집중 방식이어서 우리 삶의 방식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당 삼성공인 이미향 중개사는 “중앙집중식으로 빼곡히 들어선 주상복합아파트는 건설업체에는 높은 이익을 주는지 몰라도 살기에는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파크뷰·로얄팰리스처럼 기존의 아파트 모습을 차용한 계단식의 아파트가 환기성, 전망 등도 더 좋다”고 덧붙였다.


실제 분당 파크뷰 48평형에 거주하는 유 모씨(47·남)는 “집중식 주상복합에도 살아봤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계단식 아파트형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김현미 교수는 “건설업체들이 외관상 화려한 미국식 주상복합아파트를 앞다퉈 도입했지만 그것이 한국의 아파트주민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충족시키는 형태인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며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철저한 사전연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이파크를 건설했던 현대산업개발의 관계자는 “분당 정자동 주상복합아파트 중에 아이파크가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형태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파크뷰·로얄팰리스 등이 언론을 통해 크게 홍보되었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는 것이라고 자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lhooq@fnnews.com 박치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