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8일(현지시간) 열린 TV 2차 토론에서도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격차는 1차 때에 비해 크게 줄었다.
케리 후보는 이날도 북한이 4∼7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으나 1차 때와 달리 ‘아마’(maybe)라는 말을 두차례나 사용했다.
ABC 방송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2차 TV 토론회 직후 등록유권자 515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우세했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44%, 부시 우세는 41%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표본오차(±4.5%포인트) 한계보다 작은 것으로 지난달 30일 1차 토론 때에 비해 크게 좁혀진 것이다. 1차 토론 직후 ABC 조사에서는 케리가 45%대 36%로 부시를 앞지른 바 있다.
CNN과 USA투데이, 갤럽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케리가 이겼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47%, 부시가 이겼다는 답은 45%로 집계돼 케리가 우세했으나 역시 표본오차(±4%포인트)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1차 토론 때는 케리(53%)가 부시(37%)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에 대해 CNN은 “통계적으로 무승부”라고 보도했다.
2차 토론에서는 대외정책에 초점이 맞춰졌던 1차 때와 달리 국내 문제와 대외정책이 절반씩 다뤄졌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늑장 대처로 “북한은 아마(maybe), 아마 4∼7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maybe’라는 단어를 두차례나 사용했다.
케리 후보는 지난달 30일 1차 토론에서 “부시 대통령이 2년여 동안 북한과 전혀 대화를 하지 않는 동안 핵 연료봉이 재처리되고 사찰관이 추방되고 감시 카메라가 제거됐으며 오늘날 북한의 수중에는 4∼7개의 핵무기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1차에 이어 이날 토론회에서도 케리 후보가 주장하는 북한 핵무기의 숫자는 물론,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또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WMD)가 없었다는 ‘듀얼퍼 보고서’, 일자리, 환경, 재정적자, 줄기세포, 감세정책 등에 대해서도 두 후보간에 공방이 있었다.
/송경재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