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공간이 풍부한 아파트가 가격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민들이 녹지공간과 휴식공간이 풍부한 아파트를 선호, 브랜드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 불당동은 최근 수도이전 기대를 등에 업고 신규 아파트 입주 붐을 맞고 있다. ‘신수도권 특수’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동일토건의 동일하이빌이 대표주자.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굴지의 메이저 건설사인 관계로 초반부터 분양가 등에서 많은 이득을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입주후 3∼4개월이 지난 현재 아파트 시세는 오히려 후발주자인 동일하이빌이 더 높게 형성되어 있다. 14일 기준 불당동 현대아이파크 34평형의 시세는 2억2500만원으로 분양가(1억4700만원) 대비 7800만원의 차액이 발생했다. 같은 평형 동일하이빌은 분양가가 1억3700만원으로 아이파크에 비해 1000만원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시세 2억3900만원으로 오히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동일하이빌의 가격 우위는 34∼52평형에 걸쳐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동일하이빌은 전평형 평당 620만∼817만원 범위에 시세가 형성, 610만∼762만원에 거래되는 아이파크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동일하이빌은 총 1203가구중 1158가구가 입주, 96%의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어 근래 보기 드문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1046가구중 784가구가 입주한 아이파크의 입주율 75%를 훨씬 앞서는 것이다.
후발업체가 메이저 건설사의 브랜드파워를 넘어서 이처럼 선전할 수 있는 것에대해 입주민들은 ‘녹지공간’을 첫손에 꼽는다.
불당 동일하이빌 52평형에 거주하는 이미경씨(49·가명)는 “분수, 산책로 등 다양한 휴식공간과 풍부한 녹지공간이 아파트를 선택할 때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며 “입주 후에도 다른 아파트에서 우리 아파트 단지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정원을 부러워할 때면 이사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불당동에서 영업중인 강일부동산의 최윤정 중개사는 “아파트 수요자들이 동일하이빌의 풍부한 녹지공간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시세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파트의 평가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브랜드파워라기보다는 주민들에게서 어떤 반응을 얻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동산114의 박은주 과장은 “교통환경, 입지, 브랜드파워, 녹지비율 모두 아파트 시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라며 “삶의 질이 강조되는 분위기여서 녹지비율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 lhooq@fnnews.com 박치우기자
■사진설명
아파트단지내의 녹지비율, 조경 등이 아파트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충남 천안시 불당동 동일하이빌의 아파트단지내 실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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