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골프산책로]뱀 퇴치법 ‘코브라아이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0.21 11:58

수정 2014.11.07 12:50


요즘 코스나 러프에 뱀이 많다. 추워서 동면에 들어갔을 것 같지만 실은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는 녀석들이 더욱 더 활개를 치고 다닌다. 그러니 자주 눈에 띈다. 심지어 카트 도로에까지 나온다.

오늘, 어떤 회원이 왔다.

회원입력 사항에 ‘깐깐한 편’이라고 했는데 사진을 보니 나와 언젠가 동반했던 기억이 난다. 존댓말 써주면서 은근히 무시하는 회원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생각났다. 마당에 연습장이 있다고 OB나 러프에서 볼을 주워가곤 했다. 오늘도 20개는 주워가야 된다고 한다. 마운틴 8번홀 오른쪽, 물은 없지만 로컬룰로 해저드 처리가 되는 곳이다. 그 곳은 볼이 잘 넘어가는 지역이다. 그래서 그 곳엔 볼이 많다.

세컨드샷을 준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러프 속으로 들어가더니 나올 줄 모른다. “회원님 준비하세요”라고 해도 “알았어요”라고만 할뿐 나오지 않는다. 결국 9홀 기본시간을 초과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회원은 만족할 만큼 볼이 없다면서 볼이 많이 떨어지는 곳을 알려 달란다. 물에 빠진 것은 싫다니 그럼 12번 왼쪽 OB지역으로나 가야겠다고 했다.

그 곳으로 들어간 회원. 조금 뒤에 따라가 보니 “으아악…’ 비명을 지르며 출렁거리는 배를 내밀면서 허둥지둥 러프를 빠져나온다. 뱀을 봤다는 것이다. 그 것도 독뱀이란다.
물리면 한방에 가는…. 자기 발로 밟을 뻔했다나….

두 홀 동안 계속 그 얘기다. 무섭긴 무서웠나보다.
볼이고 뭐고 다시는 주우러 안 간단다(진짜 그럴까). 언젠가 어느 캐디가 했던 얘기가 기억난다. 러프에 볼 찾으러 갈 때 뱀이 무서우면 코브라아이언을 가져가라고….

뱀중에 가장 무서운 것이 코브라가 아니던가…. 뱀을 만나서 코브라아이언만 내밀면 그 뱀이 줄행랑을 칠 것이라나 뭐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