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투자 귀재,세계를 꿰뚫어 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세계 금융시장의 인디애나 존스’라는 수식어를 선사받은 짐 로저스(62). 그는 지난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적인 헤지펀드인 ‘퀀텀펀드’를 창업해 한창 일할 나이인 서른 일곱에 공식적으로 은퇴한 ‘괴짜’ 투자가로 유명하다.

로저스는 지난 90∼91년에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 일주 여행에 나서 52개국 6만5000마일을 여행한데 이어 새로운 밀레니엄의 개막을 앞둔 1999년부터 4륜구동 자동차에 몸을 싣고 3년간 세계를 종횡으로 누비고 다녔다.

1999년 1월1일 아이슬란드를 출발해 유럽과 터키, 중앙아시아, 중국, 한국, 일본을 거쳐 시베리아를 횡단한 뒤 스칸디나비아에서 지브롤터까지 유럽대륙을 종단했다. 그는 또 지중해를 건너 아프리카 대륙의 서부해안을 달려 남단 끝 케이프혼에 도착한 뒤 다시 동부해안을 따라 이집트까지 올라갔다.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자동차를 몰고 사우디아라비아를 횡단한 로저스는 파키스탄과 인도를 거쳐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를 차례로 여행했다.

이어 남아메리카 대륙 최남단의 티에라 델 푸에고 섬에서 남미와 중미, 북미를 거슬러 올라와 캐나다의 유콘, 그리고 다시 캐나다와 미국 서부해안 지역을 따라 내려온 뒤 미국을 동서로 가로질러 2002년 1월 5일 뉴욕의 집에 도착함으로써 세계 일주 여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여행기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에 이어 펴낸 ‘짐 로저스의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박정태 옮김)는 보통의 여행기와는 달리 그의 투자에 대한 안목이 곳곳에 배어 있다.

로저스는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의 정치경제 상황과 투자환경을 꿰뚫어 보고 자신이 왜 그런 시각을 갖게 됐는지, 또 자신이 왜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를 그 나라의 역사와 고유의 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현장을 보고 체험한 후 “19세기가 영국의 시대였고, 20세기가 미국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둔황에서 만난 지 선생의 경우 행상으로 시작해 지금은 어엿한 음식점과 호텔 여러 개에 카펫을 만드는 공장까지 운영하고 있고, 그가 지나친 농촌 들녘마다 농부들이 새벽녘부터 해질 무렵까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볼 때 중국인들이야말로 최고의 자본주의자들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IMF위기’를 겪고 있을 당시 한국에 들른 그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다. 그렇다고 해서 로저스가 진단한 한국의 경제현실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번영은 사실 인위적인 것이었고, 상당한 대가를 치르고 얻어진 것이었다.

신문에서 어떤 글을 읽었건 한국이 살기 좋고, 사업하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편이 낫다. 투자하기에 적합한 곳도 아니다. 최근 한국이 겪은 경제위기는 내가 지적한 무역규제를 채택하게 되면 그 나라 경제가 얼마나 잘못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교과서의 전형이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들이 정말로 치열한 경쟁에 부딪치게 된다면 상당한 시련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꽤 많다고는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해외 부채가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

한편, 자동차로 15만2000마일을 달린 짐 로저스는 세계의 투자환경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품시장에 투자하라, 새로운 강세장은 이미 시작됐다 ▲인도는 여러 개의 나라로 쪼개질 것이다 ▲터키와 이란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라 ▲유로화의 전망은 어둡지만 부분적으로 달러화를 대체할 것이다 ▲모든 거대 제국은 쇠퇴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