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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장소 바뀌나…“가고시마는 정한론 발상지”


청와대는 오는 12월17일과 18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릴 한·일 정상회담 장소를 바꾸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일본이 한·일 정상회담 장소를 일본 규슈 가고시마로 잡았으나 이곳이 군국주의 색체가 너무 강해 한·일 정상간 친목을 강화한다는 취지에 맞지 않아 회담장소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외교부를 통해 이같은 뜻을 일본측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에너지자문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지금 시점에서 얘기하기는 뭐하지만 검토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지난 10월9일 일본 가고시마의 온천관광지 이부스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지난 7월 고이즈미 총리가 제주도를 방문,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양국 정상은 격의 없이 편안하게 자주 만날 것을 합의했고 고이즈미 총리가 하반기중 노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제안한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가 정상회담 개최지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가고시마가 정한론의 발원지로 한·일 정상회담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 가고시마는 지난 1873년 한반도 정복을 주장했던 사이고 다카모리의 고향인 데다 정한론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이고가 서남전쟁을 일으켰던 곳으로 정한론(征韓論)의 발원지.

아울러 태평양전쟁 말기에 등장한 가미카제 특공대가 출격한 비행장이 있는 곳으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일본측은 가고시마가 고이즈미 총리의 선조가 산 장소라는 점을 고려해 이곳을 정상회담의 장소로 정했으나 사전 답사팀의 현지 답사에서 이런 점을 찾아내 장소변경을 추진해 왔다고 청와대측은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내년은 해방 60주년,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가 크다”면서 “그러나 가고시마의 이런 역사적 배경은 양국 정상의 친교 등 정상회담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장소변경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