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온라인 보따리장수 급증…최신 유행 옷 클릭으로 손쉽게 구매

김주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08 12:05

수정 2014.11.07 12:19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의류를 떼다 파는 보따리장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때문에 보따리장사의 본거지인 동대문시장의 의류매장 업장들이 인터넷쇼핑몰에 제품을 팔아달라며 올려놓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등 인터넷쇼핑몰이 보따리시장의 메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근 이른 새벽부터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의류를 떼다 파는 보따리장수들이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쇼핑몰로 속속 눈을 돌리고 있다.

장거리를 왕래해야 하는 불편과 교통비및 시간 절약의 이득을 볼수 있고 대량 구매해야 하는 폐단을 줄일 수 있어 인기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세일·사은품 증정 등 오프라인 보따리시장에서 엿볼 수 없는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도 최신 유행 의류만을 골라 단기내 팔아치울 수 있어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같은 ‘보따리장사 온라인화’는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급증하고 있는 추세. 업계에 따르면 취업란을 겪고 있는 청년 실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면서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구매한 의류들을 들고나와 내다파는 속칭 ‘길거리판매’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매출부진으로 시달리고 있는 동대문시장 역시 불황타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인터넷쇼핑몰에 6%가량의 수수료를 내고 매장을 개설하는 등 보따리장사 온라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보따리장사 인터넷쇼핑몰은 매월 의류 매출 100만벌 시대를 맞고 있는 옥션(www.auction.co.kr). 옥션의 3·4분기 의류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89% 증가한 407억원을 기록했다. 사이트에는 대부분 동대문표 의류들이 올라오고 있다.

동대문 의류매장에서 1년전 독립해 옥션에서 여성의류를 판매하기 시작한 이은미씨(30)는 ‘샤베트’라는 브랜드로 최근 1주일새 2000장 가까이 청바지와 니트를 판매했다. 2년전 직장을 그만두고 의류업계에 뛰어든 염용섭씨(39)는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물품을 떼다가 온라인 보따리장사로 성공한 케이스. 그는 여성의류 토탈 브랜드 ‘바오밥나무’를 1주일도 채 안돼 1500장을 팔아치웠다.


옥션은 최근 이같은 의류매출이 급증하자 아예 개인 상점을 열 수 있는 서비스를 8일부터 실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종전 품목별로 상품들이 소개됐던 것과 달리 개설 업장이 할인판매와 각종 행사는 물론 사이트의 상점 상표·디자인·색상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어 보따리장수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개설 이용 요금은 사이트 위치와 노출빈도에 따라 일반·우대·프리미엄 등 3종으로 분류해 각각 월 1만3500원, 4만9500원, 19만8000원. 낙찰수수료는 6%선이다.

/ joosik@fnnews.com 김주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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