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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짝퉁’으로 특허신청…美 유럽 日등 업체 연간500억달러 손실


중국 모조품 제조업체들이 실제 브랜드를 소유한 업체보다 먼저 특허권을 따내 ‘진짜 행세’를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지는 중국 모조품 업체들이 브랜드제품을 베껴 중국 현지에서 브랜드 업체보다 먼저 특허를 등록해 버젓이 영업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은 제품을 먼저 개발한 업체보다 현지에서 특허권을 먼저 딴 업체의 지적재산권을 우선 인정하고 있다. 모조품 업체들은 이같은 방침을 악용해 가짜를 ‘합법적’으로 팔고 있다.

이 때문에 브랜드 소유사들이 중국에 제품을 수출했을 때 이미 특허권을 딴 모조품 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국제 로펌 ‘화이트 앤 케이스’의 상하이지점에서 일하는 시앙 왕 변호사는 “모조품 업체들은 과거 법망을 피하다가 최근엔 오히려 특허권을 먼저 따내는 편법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업계에선 이런 행위를 ‘특허장성’(a Great Wall of Patents)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모조품 업체들은 또 특허권을 따면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이 벌어져도 해결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업체들은 제품 개발주기가 짧은 컴퓨터 칩이나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이다.

몇년씩 걸려 지재권 소송에서 이겨봤자 그 제품은 이미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구닥다리로 전락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지재권 침해에 대한 처벌이 가벼운 것도 문제다. 명백한 불법 판정이 내려져도 모조품 업체에 물리는 벌금은 최대 50만위안(약 7500만원)에 불과하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업체가 중국 모조품으로 인해 연간 500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 9월 지재권 보호 전략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화이트 앤 케이스의 파트너로 일하는 빅터 호는 “상하이 정부의 지재권 보호전략은 국내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일 뿐 외국업체들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사진설명

‘모조품 천국’으로 악명높은 중국에서 최근 담배,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시계 등을 제조하는 모조품 업체들이 특허권까지 따내며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지난 3월 베이징에서 ‘가짜 상품 안사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남자가 가짜 담배 더미 옆을 지나고 있다. /사진=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