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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대란,그후 1년]구조조정 성공 수익성 회복중

박대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16 12:06

수정 2014.11.07 12:05


지난 2003년 11월17일. 금융계는 ‘카드사 현금서비스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유동성 부족에 몰린 LG카드가 결국 쓰러진 것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LG카드는 산업은행을 대주주로 한 채권단 공동관리 아래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외환카드, 우리카드 등 여타 카드사들도 합병, 구조조정 등을 통해 정상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카드사용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 현실과 동떨어진 수수료 등 현안을 감안할 때 카드업계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카드사태, 그후 1년=지난해 말 이후, 카드업계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우선 9개에 이르던 전업계 카드사중 국민, 우리, 외환카드가 모은행과 합병하면서 6개로 줄었다.

지난 2002년 말 2만5397명에 이르던 카드사 임직원 수도 지난 8월 말에는 1만8091명으로 30%가량 급감했다. 가드사태 주범이었던 현금서비스 중심의 영업관행도 달라져 지난해 4·4분기 이후에는 신용판매 금액이 현금대출금액을 웃돌고 있다.

이같은 구조조정의 결실은 올 하반기 들어 실적호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분기 평균 7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카드사가 올 3·4분기에는 적자 규모를 800억원 안팎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자금조달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올 3·4분기 1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한 삼성과 현대, 롯데 등 전업계 카드사들은 지난달에도 3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카드사태의 후유증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카드업계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무엇보다 한도축소와 회원퇴출, 그리고 경기침체 지속으로 인해 카드사용액이 급감하고 있다.

6개 전업카드사와 3개 은행카드 부문의 9월 말 현재 이용실적(기업구매카드 제외)은 194조84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5조887억원)에 비해 무려 140조2300억원이나 줄었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상반기 6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6.9%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1조8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2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신용판매 위주의 영업구조 정착도 수수료 현실화 작업의 지지부진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부실 카드사에 대한 영업정지 등 카드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카드사들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하지 못하면 카드업계의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리볼빙(회전결제)제 도입, 가맹점 수수료 현실화 등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pdhis959@fnnews.com 박대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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