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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환율쇼크,경제체질 개선 기회로


원·달러환율 하락세(원화 강세)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18일 하루에만 16.8원, 지난 1주일 동안 46.7원이나 떨어졌다. 지난 10월말에 대비 원화가 3.5%나 절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달러 약세 추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쌍둥이 적자(재정적자와 경상적자) 해결책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미국이 ‘달러 가치를 시장에 맡기는 것이 미국의 원칙’(스노 재무장관)이라고 밝힘으로써 달러 투매 현상에 불을 붙였다. 달러화가 어느 선까지 떨어질 것인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칠레에서 개막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 선진·신흥국간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약 달러’ 문제가 최대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으나 달러 하락세에 제동을 걸거나 환율방어 공조체제가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 달러의 비중과 힘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비단 원화뿐만 아니라 유로화를 비롯하여 일본 엔화 등 달러 환율은 전세계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엔화는 1.7%, 유로화 1.9%, 대만 달러 2.4% 등 10월말과 대비한 절상폭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유독 원·달러환율 하락폭이 이처럼 큰 것은 외환시장과 외환 관리가 효율적이지 못했음을 뜻한다.

약 달러는 국민총생산(GDP)의 거의 절반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령 자동차의 경우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연간 2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수출 중소기업의 대다수가 ‘수출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적 덫에 걸렸고 대기업 역시 경비절감 등 비상경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최악의 경우 원·달러환율이 1000원대가 아니라 90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에 대한 신중한 개입을 포함하여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현 수준에서나마 유지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우리 경제의 구조개편을 포함하여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일본이 80년대 중반의 약 달러 시대를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이용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