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35년 역사’KDI에 첫 정년퇴직…유정호 선임 연구위원

임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29 12:09

수정 2014.11.07 11:49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설립 35년 만에 처음으로 정년퇴직하는 연구원이 나와 화제다.

그동안 KDI 연구원들은 우수한 두뇌와 뛰어난 분석력으로 학계와 정·재계 등 여기 저기서 스카우트 대상이 되는 바람에 정년퇴직을 하는 연구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29일 KDI는 산업·기업경제부 유정호 선임연구위원(60·사진)이 올해 말 24년의 근무를 모두 마치고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KDI에는 1000여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거쳐 갔지만 정년 퇴직을 하는 연구원이 나오기는 유박사가 처음이다.

유박사는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지난 81년 KDI에 입사했다. 24년간 그를 ‘거쳐간’ KDI연구원장 만도 김만제 초대 원장을 비롯, 지금의 김중수 원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11명에 달한다.


지난 98년부터 2000년까지는 직접 부원장을 맡기도 했으나 지금은 선임연구원으로 후배들과 함께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스탠퍼드대학원 초빙연구원,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자문관,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내기도 했지만 모두 KDI 연구원이라는 본업을 유지한 채였다.
국제무역과 통상정책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주로 해왔던 유박사는 올해도 ‘관치청산, 시장경제만이 살 길이다’는 책을 내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유박사는 “대학에서 교수로 와 달라는 요청도 많았지만 처음 부탁받은 대학이 여자대학이어서 집사람이 반대하는 바람에 가지 못하고 24년 외길을 걸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80년대 초나 지금이나 통상압력 문제는 여전하다”며 “중요한 것은 국내 정책과 통상정책이 따로 가서는 안된다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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