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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온라인게임 열풍]1000만弗 이상 대작 수출 ‘봇물’

박민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30 12:09

수정 2014.11.07 11:48


한국 온라인게임 수출이 날개를 달았다. 1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온라인 게임들이 수출 계약금으로만 10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 불과 1년(지난해 평균 수출계약금 10만달러)사이에 100배 정도의 가격이 뛴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게임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계약이 종료되는, 이른바 입도선매식 계약도 줄을 잇고 있다.

◇해외시장이 ‘효자’=국내 게임업계는 한때 국내 게이머 ‘1000만의 한계’를 거론하면서 구조조정을 심가하게 고민했다. 이는 포화된 국내 게임시장과 함께 게임업계의 무분별한 과잉투자 때문이다. 그래서 100억원이상 투자한 대작들에 대한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많은 걱정을 했다.
하지만 무한한 해외게임시장이 이같은 기우를 잠재워 버렸다.

여기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서버가 도입되고, 우리나라 인구수를 넘어서는 회원수를 보유한 것이 주요했다.

이제는 일본, 중국, 대만은 물론 태국, 미국, 유럽까지 전 세계 어는 곳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을 만날 수 있다.

지금도 개발되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은 개발초기부터 해외 공략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게임의 장르도 스포츠게임에서 무역까지, 그 배경도 과거 실크로드부터 미래의 SF까지 영역의 한계도 넘어서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11월 현재 수출(잠정집계)된 온라인게임은 지난 한해 수출액 1억5172만달러를 웃도는 2억만달러로 집계됐다. 연말이면 2억5000만달러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최고 70% 늘어난 수치다.

특히 최근에는 실적 기준 로열티를 제외하고 계약금만 수백만달러가 넘는 대규모 계약들이 줄을 잇고 있다.

◇파는 족족 ‘대박’=올해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CCR의 ‘RF온라인’이 중국에서 각각 계약금만 600만달러씩 받아내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수출 규모도 1000만달러로 뛰어올랐다.

이중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세계적 히트작 ‘라그나로크’의 개발자인 김학규 아이엠씨게임즈 사장의 작품이라는 ‘이름값’을 업고 비공개 시험서비스조차 이뤄지지 않은 순수 개발단계 상태에서 수출을 성사시켰다.

RF온라인은 중국 600만달러, 대만 300만달러, 일본 150만달러 등 계약금만 1050만달러 이상을 CCR에 안겨줬다. 써니YNK의 ‘씰 온라인’도 중국에서 계약금 등 400만달러와 매출액 기준 로열티도 최소 600만달러를 받아내는 등 1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네오위즈의 ‘요구르팅’도 계약금 34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일본에 수출됐다. 그동안 계약금 대신 상용화 후 매출액을 기준으로 수익을 분배했던 일본 게임업계의 관행과 비교하면 한국 게임에 대한 ‘대접’이 달라진 셈이다. 이 회사는 주요 시장인 중국�^대만에 버금가는 규모로 일본시장을 키울 셈이다.

특히 현지 배급업체를 통해 진출하는 방식에 만족하지 못한 엔씨소프트는 아예 현지 법인을 섭립해 직접 게임을 배급하고 있다.

◇인기 비결과 전망=보통 온라인 게임은 게임제작,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오픈베타, 상용화 단계를 거친다.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에서 상용화까지는 길게는 2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국내 게임은 이러한 게임 개발의 단계적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해외에 팔린다.
해외 게이머들이 국내 게임의 경쟁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는 국내에서 경쟁이 심해지면서 자본력이 갖춘 게임업체들이 기획단계서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 수십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대작 게임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는 “최근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아직 낮은 미국�^유럽 등지에서 네트워크 확산이 예상된다”며 “현지의 문화적 특성 등에 잘 맞춘 게임을 개발하면 온라인게임의 수출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mindom@fnnews.com 박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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