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의 전자산업체 최고경영자들이 기술특허를 지키기 위해 ‘특허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구성키로 했다. 특히 전자산업진흥회를 중심축으로 한 이 포럼은 특허분쟁에 대비할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구성, 운영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이는 정부의 특허전략 종합대책반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과 때를 맞추어 마련된 민간차원의 ‘특허 방어선’이다.
최근 전자산업의 특허분쟁, 특히 일본과의 갈등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삼성SDI-후지쓰, LG전자-마쓰시타간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특허분쟁이 가열되면서 일본세관이 일부 한국산에 대해 통관을 보류하자 한국 세관 역시 ‘보복 보류’로 대응하고 있다.
지금 우리 전자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기술전쟁’의 과제는 선진국과의 특허분쟁, 후발국가를 대상으로 한 핵심기술의 불법유출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이다. 특허분쟁도 그렇지만 핵심기술이 후발 경쟁국에 유출되면 그 피해는 거의 치명적이다. 대만 유출 직전에 적발된 6세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컬러 필터 공정 기술만 하더라도 경제적 가치가 무려 1조원에 이른다. 첨단부문의 기술안보 능력과 체제의 경제적 가치가 개발 능력에 결코 뒤지지 않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특허 CEO 포럼’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 적어도 지금과 같은 상대국의 동시다발적인 무차별 공격에 대한 효율적인 대비가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전문 인력 양성, 원천기술 확보환경 구축이 효율적으로 이루진다면 특허분쟁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기술 유출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특허전략 종합대책반과의 관련 정보 공유를 비롯하여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