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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뿌리’가 흔들린다…유망벤처 올들어 25개나 외국기업에 팔려



외국계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코스닥 정보통신(IT)기업 사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IT경기 위축과 증시침체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단순한 외자유치 차원을 넘어 생존 차원에서 경영권을 넘겨주는 IT벤처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기업의 이같은 국내 IT벤처기업의 인수 러시로 국내 IT산업의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등록법인 중 외국계 기업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거나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은 모두 25개사에 이른다. 올해 초 독일계 다국적 통신장비업체인 지멘스가 네트워크통합업체 다산네트워크를 인수(현 지분율 50.97%)하면서 감지되던 코스닥 IT기업을 타깃으로 한 인수합병(M&A) 열기가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장외기업을 인수해 국내에서 기반을 다졌던 외국계 기업들이 등록기업을 통해 코스닥 시장의 전면에 부상하는 추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싱가포르 소프트웨어 및 멀티미디어 전문기업인 크리에이티브 그룹은 자회사 시티아이(CTI Ⅱ)를 통해 MP3플레이어 주요 거래처인 디지털스퀘어의 자본 투자, 디지털큐브 인수 및 주식교환을 통해 디지털큐브(옛 콜린스)의 사실상의 지배주주(19.24%)로 부상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이스카사는 네덜란드 소재 IMC 인터내셔널 메털워킹 컴퍼니가 100% 출자한 대구텍을 통해 와이즈-원을 인수(지분율 46.97%)했다.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처럼 자신이 키운 회사에 역인수되는 일도 빚어지고 있다. 자사의 게임 유통을 촉매로 성장했던 중국 온라인게임 유통업체 산다사에 최대주주가 보유지분(28.96%) 및 경영권을 양도함으로써 전격 피인수됐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코스닥 IT벤처기업들의 알짜 사업무문만을 양수하는 외국계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코스닥 IT벤처기업들의 생존·성장전략 차원을 넘어 국내 IT산업의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휴대폰개발전문업체 기가텔레콤이 지난 10월 계약을 통해 중국계 미국 통신기기 업체인 유티스타콤에 양도(양수도금액 214억원)키로 한 것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연구개발 부문이다. 지난 2월 현대시스콤의 CDMA 연구개발 부문을 인수, 국내기술 유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업체다.

코스닥증권시장 배상호 상무는 “최근 코스닥 IT벤처기업들이 외국계 기업에 넘어가는 것은 높은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에도 자금력 부족 등으로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로서는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외국계 기업들의 M&A 공세를 버텨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swshin@fnnews.com 신성우 강두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