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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박사의 알고 먹으면 약이되는 음식]김장김치,말 필요없는 웰빙음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08 12:13

수정 2014.11.07 11:26


겨울의 입구에 접어들면 예전에는 집집마다 가족들끼리, 이웃들끼리 모여 앉아 김장 담그느라 웃음이 끊이질 않았죠. 요즘은 이런 모습이 흔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기억 속에는 몇 십 포기씩 김장 담그던 어머니의 모습과 쭈욱 찢어서 양념을 듬뿍 올려 입안에 넣어주던 그 맛이 아련히 남아 있다.

한국의 연중행사와 풍습을 설명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여름의 장 담기와 겨울의 김장은 민가의 중요한 일년 계획이다”라고 하여 김장을 한국인의 일년 식생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연중 행사로 여겼다. 우리 나라의 김치는 농경문화와 함께 발달해 왔는데, 뚜렷한 사계절로 인해 겨울을 대비한 채소의 저장법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김치의 시작이며 오늘날의 김치 모양은 17세기 고추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나타났다.

김치의 맛도 지역에 따라 다른데 기후나 풍습, 형성되어 온 식습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추운 북쪽 지방은 양념을 적게 하고 삼삼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고 반면에 남쪽 지방은 날씨가 따뜻하기 때문에 빨리 시지 않도록 양념과 젓갈을 많이 넣어 농후한 맛을 낸다.

감칠맛 나는 김치의 특유의 맛은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숨겨져 있다. 독특한 향미는 김치를 절이는 소금물에 들어있는 효소들이 섬유질과 만나서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다.

김치의 재료는 배추와 무 이외에도 각종 젓갈, 신선한 생선, 채소 등인데, 모든 재료들은 한마디로 약용식물이다. 이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김치의 독특한 맛을 잃게 된다. 여러 가지 야채들이 발효하는 과정에서 독성이 완화되어 인체에 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생 야채를 먹는 것 보다 소화에 부담이 없다. 또한 고지방, 고단백, 고콜레스테롤의 현대 식생활에서 뛰어난 조절기능을 하고 있다. 김치 속에는 카로틴과 비타민 C가 풍부해서 산화로 인한 노화를 방지해 준다.

주 양념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은 산화방지제의 역할을 해서 김치에 젓갈을 넣어도 젓갈의 비린 맛을 없애 주고 지방 산패를 막는 역할을 하며, 매운 맛과 함께 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속을 따뜻하게 하거나 찬 기운을 쫓고, 위장을 자극하거나 체기를 삭히는 효능이 있다.

마늘은 옛부터 ‘냄새를 빼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하여 ‘일해백리(一害百利)’란 별칭이 있을 정도이다.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냉기를 제거하며, 위, 폐, 간 등을 다스리는 경락으로 작용하여 설사나 체기가 있을 때뿐만 아니라, 유행성 감기와 같은 질환에 효과가 있다.

김치라는 말은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뜻의 침채(沈菜)에서 비롯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변하여 “딤채”를 거쳐 “김치”로 자리잡은 것으로, 중국과 일본에도 채소를 보존하기 위하여 소금이나 된장, 간장에 담근 절임이 있지만 김치처럼 채소의 기본 맛에다 젓갈로 인한 단백한 맛과 발효된 향을 더하는 발효야채식품은 한국의 김치뿐이다.

밥을 주식으로 먹기 시작한 삼국시대부터 달나라 여행을 코앞에 둔 현대까지 한국인의 식탁에서 한 번도 제외된 적이 없던 김치는 이제 우리만의 기호식품이 아니다. 외국에 수출과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고, 봄철 전 세계를 긴장시켰던 사스의 영향에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안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김치 때문이라고 하여 건강식으로 인식되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어린이들은 김치를 잘 먹지 않는 것 같다. 전통음식은 미네랄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열량이 적어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이다.
‘뚱뚱한 어린이’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음식이 바로 김치이다.

김치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진화되어 왔다.
김치에 대한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이 앞으로 김치를 기무치에 자리를 내어 주지 않고 세계적인 식품으로 발전시키는데 큰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