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이사회를 앞두고 내년 경영계획을 짜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판매관리비(판관비)가 올해보다 적지 않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 억제 방안을 찾느라 고심중이다.
판관비를 늘렸다가는 이사회 통과가 어려울 게 뻔해 최대한 올해 수준으로 묶을 방침이나 하나, 씨티(한미), 조흥(신한) 등 합병(예정)은행들의 경우 임금통합비용 반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경영관리 담당자는 9일 “내년 업무계획을 짜면서 판관비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나 은행통합에서 발생하는 임금통합에 따른 비용증가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A은행의 재무계획 전망치를 보면 인건비 및 정보기술(IT) 관련 비용에 따라 올해보다 판관비가 8.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금인상률 반영 200억원, 호봉승급 및 승진 등 자동증가분 250억원, 퇴직급여 220억원 등 인건비가 가장 많고 물건비도 IT비용 160억원이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은 내년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불을 보듯 뻔하고 금융자산도 정체돼 은행들의 수익증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구조 개선이 당면과제로 떠오른 각 은행들은 어떻게 해서든 보수적인 재무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 아래 노사협의에 진력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검토 중인 판관비는 내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최대한 억제하겠지만 4%대의 임금인상률과 인원운용계획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평년 계획대로 운용할 방침이나 진행중인 노사협의에 따라 임금인상폭이 결정되어야 확정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은행 통합 이후 비이자수입의 영업수입에 대한 비중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관비의 총자산에 대한 비중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01년 말 0.77%에서 2003년 말 1.25%로, 우리은행은 1.17%에서 1.21%로 올랐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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