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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의제는…


이번 17일 회담에서 한일 정상은 북핵을 비롯, 한일간 자유무역협정(FTA), 과거사 문제, 북일관계 개선, 비자 면제 등 다양한 의제들을 광범위하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간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두번째로 갖는 격의없는 회담이 없는 회담인 만큼 의제를 미리 정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17∼18일 이틀간 2시간 정도의 정상회담에 이어 만찬, 산책 등의 일정을 통해 무려 5시간 이상을 함께 지내게 되는만큼 웬만한 현안은 심도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 =노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달 29일 ‘아세안+3’ 정상회의 기간에 라오스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의 공감대를 재차 확인했지만 북·일관계가 경색조짐을 보이고 있어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북한과 일본이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짜 유골’ 사건을 놓고 공방중인 가운데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이 대북 제재검토 촉구 결의안을 채택, 북핵문제가 암초에 걸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대북 경제제재안 추진과 관련, “일본 의회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지 일본 정부가 어떤 방향을 갖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고이즈미 총리의 말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일관계 악화는 4차 6자회담 참가여부 및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북한이 참가거부를 택할 구실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서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 논의중에 ‘유골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증진=양국은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는 내년을 ‘한·일 우정의 해’로 정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객에 대한 비자 항구 면제 및 김포-하네다 항공노선 증편을 통한 ‘한·일 일일생활권’ 형성이라는 의제가 양국간 협력증진 차원에서 다뤄질 계획이다.

비자문제의 경우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7월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내년 3∼9월 아이치 만국박람회 기간 한국관광객에게 입국비자를 잠정 면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항구적인 비자면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항구적 비자면제 시기가 관심의 초점이다.

두 정상은 또 ‘2005년내 FTA 타결’을 목표로 제시했던 만큼 협상 상황을 중간점검할 계획이다. 양국간 FTA 협상은 지난해 12월 이후 6차례 진행됐으며 현재는 상품 양허안 협상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정보좌관은 설명했다.

과거사 문제도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정보좌관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노대통령은 일본이 스스로 성의를 갖고 조치를 취하는 게 긴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과거사 문제 거론시 두 정상은 이해를 높이는 차원에서 격의없이 대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국제문제=정상회담에서 유엔 개혁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일본은 노대통령에게 ‘지지’를 구할 가능성이 높다. 노대통령은 지난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유엔 개혁의 방향으로 민주성과 지역 대표성을 거론, ‘반대’의 뜻을 간접 표시한 바 있다.

두 정상은 이달초 유엔 회원국들에게 배포된 ‘유엔 개혁 고위패널 보고서’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끌어 갈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서는 거부권을 갖지 않는 상임이사국을 6개국 늘리는 방안과 연임가능한 4년 임기의 상임이사국을 8개국 늘리는 방안 등 2개안이 담겨있다.

정보좌관은 “우리 정부의 입장은 정해져있지 않지만 ‘4년 임기의 이사국’안이 채택되면 우리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상회담에서는 이같은 유엔개혁 패널보고서를 놓고 논의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도 양국이 모두 이라크에 파병한 점에서 두 정사은 이라크 정세를 논의하고 각각의 대미 또는 대중 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