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코미디제왕’되찾나

장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19 12:17

수정 2014.11.07 11:13


새로운 얼굴로 무장한 KBS 2TV ‘개그콘서트’가 마침내 시동을 걸었다.

지난 8월부터 다시 지휘봉을 잡은 김석윤 PD가 안상태(안어벙), 유세윤(복학생) 등 신선한 캐릭터를 앞세워 ‘코미디 명가’ 탈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9월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공개방송 형식을 빌린 KBS의 대표적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심현섭, 박준형, 강성범 등을 배출한 ‘스타 양성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사 프로그램 난립과 짧아진 출연진의 방송 수명 등으로 한때 시청률 30%를 넘나들던 ‘개그 콘서트’의 인기가 다소 시든 것은 사실이다. ‘개그콘서트’ 전성기 시절 조연출을 맡았던 김PD의 복귀는 이런 점에서 ‘재건’의 성격이 강하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김 PD를 만났다.


김 PD는 “개그콘서트는 특정 연령층의 구애를 받지 않은 프로그램”이라며 “어린이서부터 성인들까지 모두가 포괄할 수 있는 코너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제부턴가 여성 코미디언들이 프로그램에서 자취를 감췄다”며 “여성 코미디언들이 연기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PD는 “지난 8월 프로그램을 맡은 이후 ‘봉숭아 학당’ 코너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설 코너로 채웠다”며 “새로운 포맷의 접근은 성공하리라 본다”고 장담했다. 한때 16%까지 곤두박질쳤던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김 PD 부임 이후 22%까지 오른 상태다.

김 PD는 그러나 최근 가파른 인기를 누리고 있는 SBS TV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선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는 “웃찾사의 인기는 10∼20대의 반짝 유행과 같다”며 “스타부재 현상만 해소된다면 2개월 안에 웃찾사의 인기를 따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PD는 이 자리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이 처한 어려움도 함께 토로했다. 특히 짧아진 개그맨들의 캐릭터 수명은 가장 큰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김 PD는 “드라마가 5년을 하면 ‘장수한다’는 소리를 듣지만 반대로 코미디 프로그램이 5년을 하면 ‘식상하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캐릭터와 코너를 새롭게 만들기만 하면 그만큼 개그맨의 수명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코미디 프로그램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제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사진설명

KBS 2TV ‘개그 콘서트’가 새로운 코너, 신선한 캐릭터로 ‘코미디 명가’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석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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