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디스크일 거라구요? 위염·변비도 요통 일으킵니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20 12:17

수정 2014.11.07 11:12


허리가 아프면 무조건 디스크라고 판단해 척추센터를 찾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요통은 내과나 비뇨기과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40대 평범한 회사원 이모씨는 끊어질 듯한 허리통증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왔다. 며칠 전부터 서 있기 어려운 것은 물론, 앉아있기도 힘들만큼 요통이 심해졌다. 하지만 이씨는 외과 진료를 받았다. 그 결과, 그의 병은 복부동맥류로 밝혀졌다.
다행히 수술을 받고 회복이 됐지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이씨처럼 원인 모를 요통을 호소하며 신경외과나 척추센터를 찾는 환자들 중에는 허리가 아닌 내과나 외과 혹은 비뇨기과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오명수 부장은 “특별한 척추질환이 없는 환자가 물리치료와 약으로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호전을 보이지 않거나 갑작스럽게 심한 허리통증이 복부 통증과 함께 나타날 때는 내과나 외과 혹은 다른 내장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성위염이 심하거나 위궤양, 위하수증, 장유착, 췌장염, 담낭염, 월경전증후군이 심할 경우도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요통이 발생하는 각종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내장질환=내장 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요통은 척추나 허리 근육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요통과는 일반적인 증상이 다르다.

척추 뼈 이상으로 인한 요통은 엉덩이나 다리에까지 방사통을 수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저림이나 마비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허리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에 문제가 있을 때는 허리전체가 뻐근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옆구리 결림을 동반하는 요통이라든가 아랫배에까지 통증이 미치는 요통이라면 일단 내과적 질환을 일단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소화기질환=위가 아플때도 요통을 동반할 수 있다. 만성 위염이 심할 경우, 또는 위궤양이나 위염에 의해서 요통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의 요통은 일반적으로 식후나 공복에 심하게 나타나며, 변비가 심할 때나 배변 할 때 허리가 끊어질 듯한 요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위궤양이나 위염 등을 치료하면 요통도 함께 사라진다.

◇월경전증후군=월경전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 중 45%가 요통을 호소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월경이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허리가 뻐근한 증상으로 보이기 시작해, 하루 이틀 전에 심해진다. 하지만 대부분 월경 시작 하루 이틀이 지나면 서서히 사라진다.

월경통이 전혀 없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요통을 비롯한 월경통이 심해졌다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이 의심될 수 있으므로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자궁암의 경우에도 심한 요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요통의 정도가 심하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신우신염=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며 통증이 허리 바로 위 국소부위에 나타나며 몸이 찌뿌듯한 느낌이 있다면 신우신염에 의한 요통이다. 요통의 증상이 비교적 가볍다. 하지만 열이 있으면서 국소적인 통증이 아니라 허리가 전반적으로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독감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에 의한 것일 수 있다.

◇요로 결석=요로결석으로 인해 요통이 일어나는 비율은 20% 정도로 높은 편이다. 통증과 혈뇨가 있는 것이 특징이고 특히 옆구리와 하복부 통증이 있다.

요통은 발작적으로 심하게 일어난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고 오심, 구토, 식은땀과 같은 증상과 통증이 퍼지는 경향이 있다. 작은 돌일수록 통증은 더 심하다. 요로결핵의 경우에는 약 12% 정도가 요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혈액덩어리나 죽어서 탈락된 조직이 요관을 통과할 때 요통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복부동맥류=환자가 누워 있을 때 복부에서 심장이 뛰는 것처럼 느껴지며 왼쪽 하복부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신경이 압박당하면서 극심한 요통을 호소하게 된다. 이런 경우 병원으로 재빨리 이송하지 않으면 동맥류가 곧 파열돼 생명이 위험하다.

이외에도 간과 담낭 췌장 질환이 심할 때는 오른쪽 허리에서 요통이 일어난다. 췌장암과 같은 악성종양에 의해서도 요통이 나타나는데, 이런 요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의들은 허리 이상외의 다른 질환에 의한 요통의 특징은 특별히 어느 부위가 아픈지 막연하다며 여기에 발열이나 배뇨, 체중감소를 동반하기 때문에 일단 내과적 질환에 의한 요통은 원인이 되는 내과적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 없이 물리치료만을 시행하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될 수는 있어도 다시 요통이 발생한다고 충고했다.


따라서 옆구리 결림을 동반하는 요통이나 아랫배까지 통증이 미치는 경우 발열이나 구토등과 같은 증상이 동반하는 요통이 나타날 때는 반드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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