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65개국 국민을 상대로 내년 나라 경제에 대한 전망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 이하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갤럽이 주도한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경제가 어려워질 것으로 응답한 사람이 지난해의 47%에서 62%로 급증한 점은 충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한국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나라는 그리스(63%)밖에 없다.
경제 전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의 연장선상이기는 하지만 개인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응답한 사람이 지난해의 27%에서 올해는 47%로 늘어났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내년도 살림살이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일반인만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내년도 경제전망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 10명중 8명이 2006년 이후에나 경기회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시기를 2008년 이후로 보는 경영자도 36%나 된다. ‘한국 최고경영자(CEO)포럼이 전문경영인과 학자로 구성된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가 현재 상황이 비상국면으로 내년 봄까지 정확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장기불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을 인식하고 종합투자계획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 방안은 확정된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이 민생경제와 평화 번영, 국민 통합을 새로운 3대 국정과제로 삼고 특히 민생경제활성화 작업은 내년 초부터 가시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야말로 말로만 그치지 말고 민생경제를 확실하게 살려낼 수 있는 특단의 조치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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