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내년 경제,비관만 할 것인가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20 12:17

수정 2014.11.07 11:12


세계 65개국 국민을 상대로 내년 나라 경제에 대한 전망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 이하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갤럽이 주도한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경제가 어려워질 것으로 응답한 사람이 지난해의 47%에서 62%로 급증한 점은 충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한국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나라는 그리스(63%)밖에 없다.

경제 전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의 연장선상이기는 하지만 개인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응답한 사람이 지난해의 27%에서 올해는 47%로 늘어났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내년도 살림살이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갤럽이 우리 국민들에게만 별도로 질문한 내년도 개인소망에 대해 응답자의 38%가 ‘가계 소득 증가와 경제 안정’을 꼽았다는 것이다.
조사 이래 줄곧 1위를 차지했던 ‘본인과 가족의 건강’이라는 응답이 2위로 밀려났다. 올해는 건강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모든 분야에 걸쳐 ‘웰빙 바람’이 유행했지만 건강보다는 소득증가가 우리 나라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가 된 것이다.

일반인만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내년도 경제전망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 10명중 8명이 2006년 이후에나 경기회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시기를 2008년 이후로 보는 경영자도 36%나 된다. ‘한국 최고경영자(CEO)포럼이 전문경영인과 학자로 구성된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가 현재 상황이 비상국면으로 내년 봄까지 정확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장기불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을 인식하고 종합투자계획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 방안은 확정된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이 민생경제와 평화 번영, 국민 통합을 새로운 3대 국정과제로 삼고 특히 민생경제활성화 작업은 내년 초부터 가시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야말로 말로만 그치지 말고 민생경제를 확실하게 살려낼 수 있는 특단의 조치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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