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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저축이다-전문가 좌담회]“투자로 수익 낼수있다” 신뢰회복이 우선


적립식펀드의 인기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은행 등 금융권 상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를 보이고 있고 400조원이 넘는 유동자금이 더 이상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적립식펀드의 인기는 투기로만 인식됐던 증권투자가 점차 저축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1월부터 ‘주식은 저축이다’는 주제로 증권간접투자상품 가운데 적립식 상품들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과 향후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두 9회에 걸쳐 지상에 소개했다.

기획시리즈를 마치며 본지는 서울 여의도 증권협회에서 한국증권업협회 윤종화 상근부회장, 금융감독위원회 윤용로 금융정책2국장,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 한국증권연구원 노희진 연구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적립식 펀드의 국민적 관심을 계기로 향후 자본시장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좌담회를 가졌다.

이번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자본시장이 발전되기 위해선 증시의 투명성과 신뢰성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함께 증권사의 업무확대와 상품에 대한 세제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윤용로(금융감독위원회 금융정책2국장), 윤종화(한국증권업협회 상근부회장), 강창희(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소장), 노희진(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

◇사회=임관호 부장(파이낸셜뉴스 증권부)
―참여정부도 동북아금융허브를 국정과제로 설정할 정도로 금융시장 육성에 노력을 쏟고 있다. 간접시장은 잘되고 있는데 자본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 육성이 국민 경제 차원에서 왜 중요한가.

▲노희진 위원=자본시장 육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실업률이 늘어나는 현재 경제상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이 많이 출현해야 고용 창출이 활성화된다. 이러한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자금 공급이 선결과제다. 자금은 은행과 자본시장을 통해 조달되는 것이 보통이다.

과거에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자금을 지원했다면 지금은 철저히 시장원리로 움직여 은행은 리스크가 큰 곳에는 자금지원을 사실상 해주지 않고 있다. 균형된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자금공급의 효율성은 자본시장을 통하는 것이 훨씬 크다.

▲윤용로 국장=최근 월드뱅크 보고서가 왜 자본시장이 육성되어야 하는 지에 대해 다뤘다. 월드뱅크 따르면 자본시장이 발전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를 비교했는데 자본시장이 크게 성장한 곳은 첨단 산업이 많이 발전됐다. 이를 보면 자본시장 발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다.

▲강창희 소장=지난 96년 일본에서 금융빅뱅을 선언했다. 금융빅뱅의 목적은 직접금융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다. 독일도 증권시장 활성화 정책을 내놓았다. 간접시장 중심의 자금지원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는 90년대 이후 비즈니스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고 위험성이 커진 것에 그 원인이 있다. 아날로그 경제에서 디지털경제로 이동하는 현 경제상황에서 직접금융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윤종화 부회장=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양적 팽창만 있었다. 물론 은행이 그만큼 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에 너무 치우치다보니 안정성 측면에서 너무 리스크가 큰 것이 아닌가 싶다. 저금리 추세가 고착화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를 위해서라도 자본시장 육성이 필요하다.

―적립식 펀드 열풍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또 이같은 현상이 고착될 조짐마저 보인다.이들은 다시 증시로 되돌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노위원=전체 금융자산이 4000조원 정도가 되는데 그중 개인의 부동자금은 500조원 정도가 된다는 조사가 있다.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돼 산업자금으로 투입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불황을 맞고 있는 부동산시장과 은행의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가 여전히 주식시장을 외면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 기업들은 3개월 만에 배당을 한다. 배당금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도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특히 증권시장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줘야 한다. 투자자금이 유입돼 증시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투자에 대해서는 세제부문 등에 대한 혜택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함께 국내 증권사들은 진정한 투자 증권회사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증권사에 투자자들이 돈을 맡긴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된 투자 증권회사로 변신해야 한다.

▲윤부회장=개인들이 돌아오기 위해선 신뢰회복이 우선이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시장에서 큰 손해를 입어왔다. 이젠 증권회사의 최우선 목표가 ‘투자자의 수익’이 되야 한다. 증권업계도 노력 중이다. 하지만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쉽지만 다시 쌓는 것은 어렵다. 이를 위해 증권사 임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협회차원에서 힘쓰고 있다. 정부도 자리매김할 때까지 비과세 적립펀드 등 증권상품에 대한 혜택을 많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소장=국내증시 상황을 감안했을 때 개인들이 직접 주식을 거래하기보단 간접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즉, 개인투자자가 저축과 같은 개념을 가지고 주식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증권회사도 개인투자자를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동안 증권사가 개인금융자산 유치에 열정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씨티은행의 경우 수익의 60% 이상이 펀드판매 등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본연의 업무인 예금부문은 40%에 불과한 것이다.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은행보다 덜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또한 현재 있는 업무를 어떻게 재조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윤국장=증권시장의 신뢰회복과 함께 투명성도 제고되야 한다. 금감위에서는 비록 증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회계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신용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침전돼 쌓이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제도적으로는 이미 지적한 것처럼 거래 비용도 낮춰줘야 한다는 것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보다 주식을 하는 것이 애국이고 나라 경제를 살린다는 컨센서스가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 같다. 이와함께 증권시장에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모범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

―은행 편향적인 금융정책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은 은행 중심의 간접금융시스템이 장기불황의 원인이었다고 보고 직접금융시장 중심으로 금융시스템을 고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

▲윤국장=1, 2금융권의 균형발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증권시장은 노령사회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제로 오는 2040년에 60세 이상의 비율이 38%에 달한다는 조사가 있다. 증권시장은 투자자 측면은 물론 기업금융 활성화, 정부자금의 효용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계속 연구중이다. 특히 증권사의 업무를 다각화시켜 투자자에게 좀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금업무를 가진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은 것도 이같은 이유일 것이다.

▲노위원=자본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금융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앞서 경제가 발전하는데 주식시장은 뒷걸음치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90년대에 비해 유럽은 200∼300% 주가가 올랐는데 한국은 오히려 20∼30% 떨어졌다.

이러한 것들로 인해 투자자의 선입관이 깨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투자자의 수익이 옆으로 세어나가는 것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감독당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소장=금융당국은 은행업과 증권업을 같이 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증권업은 벤처기질, 창의력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곳이다. 직접금융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미국과 일본은 모두 저금리인 상태이지만 일본은 여전히 증권시장이 위축되어 있다. 이는 ‘돈이 생기면 무조건 저축하라’고 교육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 당장 성인교육, 특히 재무설계(FP)에 대한 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한번의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윤부회장=우선적으로 업무영역 확대가 필요하다. 시장을 넓혀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회사가 얼마될 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지만 영업의 장을 넓혀준다면 그 다음은 증권사의 몫이다. 좀 더 경쟁력 있는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에 자발적 구조조정의 기회도 될 것이다. 또한 상품구성과 결합도 좀더 다양화돼 투자자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주식은 저축’이라는 캠페인이 성공하기 위한 조언을 해달라.

▲노위원=주식이 투기가 아닌 투자라는 측면을 강조한다는 것에서 ‘주식은 저축’이라는 캠페인이 시의 적절했다. 투자자의 인식전환을 위해 증권사의 노력과 함께 감독당국의 많은 애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강소장=미국의 경우 어릴 때부터 투자와 저축의 차를 가르친다. 투자를 한다는 것은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저축과는 사실 다른 개념이다. 이를 적절히 투자자에게 알릴 필요도 있다.

▲윤부회장=저축형 주식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적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협회차원에서 신문과 TV에 주식으로 저축하자는 광고를 하고 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한다.


▲윤국장=젊은층도 노후에 대해 고민할 정도로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주식은 저축’이라는 캠페인은 노령화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또하나의 좋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정리=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사진=박범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