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발랄 춘향이가 왔다…KBS2 드라마 ‘쾌걸 춘향’ 내년 1월 첫 방영

장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21 12:18

수정 2014.11.07 11:11


춘향이가 한복과 쓰개치마를 과감히 벗어 던졌다. 대신 배꼽티에 청바지를 껴입고 엽기발랄한 좌충우돌 소녀로 변신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후속으로 방영되는 KBS 2TV 새 미니시리즈 ‘쾌걸 춘향’에서 춘향은 더이상 우리가 알고 있는 ‘열녀’가 아니다. 대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 성격에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억척스런 면까지 겸비했다. 그러나 한 남자만을 바라보는 모습 만큼은 고전 속 춘향과 결코 다르지 않다.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쾌걸 춘향’의 기자간담회가 전기상 PD 등 제작진과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0일 경기도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에서 열렸다.
‘쾌걸 춘향’은 고전적 소재를 빌려 오늘날 사랑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청춘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 성공과 좌절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기와집이 세워진 세트장에서 연일 촬영작업에 분주했다. 촬영을 시작한지 12일째, 4회분까지 완성된 상태다. 연출을 맡은 전PD를 만났다.

춘향전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그는 “대부분 드라마가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다루고 있어 새로운 소재를 찾다보니 고전인 춘향을 소재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PD는 “멜로 구조가 확실하고 권선징악, 선악구조가 뚜렷하다 보니 현대적으로 각색할 경우 안정된 구조를 가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시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춘향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현대적인 면을 갖춘 것도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극중에서 춘향 역으로는 탤런트 한채영이, 몽룡역으로는 영화 ‘빈집’으로 한껏 주가를 올렸던 재희가, 변학도 역에는 탤런트 엄태웅이 등장한다. 또 고전에 나오지 않는 홍채린 역에는 탤런트 박시은이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등장, 몽룡을 놓고 춘향과 삼각관계를 벌인다. 박시은은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중국 드라마 ‘열애’를 찍었다. 캐스팅은 전PD가 직접 담당했다.

전PD는 “대다수 내 작품들은 신인배우, 신인작가와 호흡을 같이 했다”며 “한채영, 재희 등은 톱스타로 오르는 과정에 있고 그들의 보이지 않는 역량을 꺼내는 게 내 임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니시리즈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드라마가 고전을 왜곡하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전PD는 “원작은 원작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고 드라마는 드라마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춘향의 일편단심과 지조는 드라마에서 유지되는 만큼 원작을 훼손시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16부작인 ‘쾌걸 춘향’은 2005년 1월3일부터 매주 월?^화요일에 방영될 예정이다.

/ 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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