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이통3사 ‘잠 못이루는 세밑’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26 12:18

수정 2014.11.07 11:06


이동통신 3사가 올해 마지막 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잠못드는 세밑’을 보내고 있다.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는 오는 29일 제 110차 전체회의를 열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가 번호이동을 통한 가입자유치 과정에서 위반한 휴대폰 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분방향을 결정한다고 26일 밝혔다.

통신위는 지난 10월 이통 3사의 휴대폰 보조금 지급에 대한 처벌여부에 대해 사실상 판단을 유보하는 ‘심의속행’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통신위원들은 이번 29일 전체회의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매듭을 지어 ‘부담’을 털어낸 뒤 새해 쌍방향 번호이동성제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는데 공감하면서 ‘중징계’와 ‘경징계’로 갈려 막판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심의속행 이후 이통사가 위반한 휴대폰 보조금 지급행위의 정도에 따라 처벌유보, 경고조치, 과징금, 영업정지 등 처벌수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통 3사는 각각 심의속행 이후 시장안정화 노력을 부각시키는데 안간힘을 쓰면서 ‘칼자루’를 쥔 통신위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다.


일단 이번 회의에 대해 업계의 시각은 ‘경징계’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통신위가 이통 3사의 보조금 지급 행위에 대해 연이어 처벌을 유보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한 게 그대로 적중해 이통시장이 상당폭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다.

또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속에서 이통사에 대해 중징계를 내릴 경우 이통시장뿐 아니라 IT경기 전체에 찬물을 끼얹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올초 번호이동성 시차제 시행으로 과열됐던 이통시장은 통신위의 강력한 조치로 썰렁할 정도로 가라앉아 유통망의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위는 중징계보다는 재발방지를 위한 경고조치나 또다시 처벌유보를 통한 가중처벌의 여지를 남겨 이통사의 자정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통신위 관계자는 “이통사의 처벌수위는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으로 경기침체와 시장의 안정화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통시장이 번호이동성 시행 초기보다 상당폭 안정화된 게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불공정행위가 완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말에 가까워지자 장기 악성 재고단말기를 한꺼번에 털어내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이통시장이 다시 혼탁해지고 있는 것도 중징계의 이유다.

이외에 이통 3사가 내년부터 도입되는 쌍방향 번호이동성을 계기로 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행위를 다시 벌일 가능성이 높아 이번 회의에서 사전 경고차원의 중징계를 내려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통신위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이통사의 재고단말기 처분을 위한 보조금이 다시 극성을 부리기 시작해 시장안정화를 위한 모종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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