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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생계형 信不者 구제’ 성공하려면


정부가 기초 생활보호 대상자 등 생계형 신용불량자들의 부채를 탕감해 주거나 상환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기초 생활보호 대상자의 경우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완전히 갚을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므로 이들이 정상적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과감한 부채탕감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발상이다. 경기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계층이 기초 생활보호 대상자라는 점에서 정부의 대응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하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정부는 이제까지 도덕적 해이로 걷잡을 수 없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 과감한 신용불량자 구제 조치를 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정부가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도저히 헤어날 가망이 없는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생계형 신용불량자들에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기초 생활보호 대상자 수는 현재 140만명에 이르고 있고 이중 지원 대상이 될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에서 신용불량자의 덫에서 탈출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도덕적 해이의 재연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침이 옳다고 보는 이유다.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금융회사가 일정 부분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당연한 것이다. 기초 생활보호 대상자들이나 학생을 비롯한 미성년자 등에게 카드를 발급하거나 대출을 해줌으로써 신용불량자를 만들어낸 것은 다름아닌 금융회사들이기 때문이다.

발상은 좋지만 추가적인 신용불량자 대책이 도덕적 해이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은 점은 경계해야 한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생계형 불량자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자금상환 부담을 분담토록 하는 방법으로 일반 신용불량자에 비해 원리금 감면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생계형 신용불량자에 대한 부채탕감은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정부가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복귀토록 부채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이들이 먹고 살면서 남은 부채를 갚아나갈 수 있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정부의 조치는 ‘일시적 시혜’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대책과 노력이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