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해, 을유년이 밝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가 되면 건강을 다지는 다양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새해를 맞아 결심한 다짐들을 ‘작심삼일’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먼저 여러가지 다짐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0순위’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 후 계획에 맞는 성공전략을 세우면 된다. 새해결심에 해마다 거르지 않고 등장하는 ‘다이어트’와 ‘금연’에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비만탈출, ‘빨리빨리’ 버리고 꾸준히 움직여라=무수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체중감량에 번번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속전속결을 원하기 때문이다. 두툼한 뱃살과 삐져나온 등살 등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것. 급한 마음에 무리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처음에는 체중이 줄겠지만 결국에는 요요현상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량을 한달에 10분씩 늘리기, 간식 안 먹기, 꼭꼭 씹어먹기 등 매월 성취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정해두고 차근차근 한단계씩 밟아가는 것이다.
이 가운데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천천히 먹어야 한다. 식사를 하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올라가는데 130mg/dl∼170mg/dl에 이르면 뇌의 만복중추를 자극해 ‘그만 먹으라’는 명령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식사를 너무 급하게 하면 만복중추를 자극하기도 전에 과식을 하게 되고 이는 비만을 초래한다.
식사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은 것도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은 거르고 대신 점심과 저녁에 더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면 세끼를 꼬박 챙기되 소식을 해야 한다. 식사시간이 들쑥날쑥하면 우리 몸은 비상시를 대비해 열량을 최대한 비축하려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초대사량을 낮춰 비만의 원인이 된다.
꾸준히 움직이는 것도 효과적이다. 짧은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은 비만해소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운동을 시작하면 처음에는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다가 30분 이상 지속하면 점차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또 운동강도가 세면 탄수화물이, 약하면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쉽게 지치는 격렬한 운동보다는 파워워킹처럼 장시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적합하다.
파워워킹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점이다. 운동할 시간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면 10층 이하에서는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않고,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며, 목적지보다 두세 정거장 앞에서 내려 걷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운동이 가능하다.
◇금연, 먼저 주변사람에게 알려라=담배를 끊으려면 먼저 가족, 친구, 회사동료등 주변사람들에게 ‘금연’을 알리고 도움을 받는 게 좋다.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되고, 주변에서도 담배를 권하지 않게 된다.
다음은 담배와 관련한 모든 것을 치워야 한다. 담배, 라이터, 성냥, 재떨이, 파이프와 같은 흡연과 직접 관계되는 물품은 물론 심지어는 담배와 관련된 추억이나 연상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것은 무엇이건 미련없이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다.
두번째로 담배를 대신할 만한 다른 것을 그 자리에 두자. 입이 심심할 때는 물이라도 마시고 이쑤시개나 빨대를 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을 마시는 것은 그동안 몸 속에 축적되었던 니코틴 등을 녹여 소변으로 배출하게 함으로써 몸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 껌이나 사탕 몇 조각도 좋은 방어용 무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금연의 가장 큰 장애물은 금단증상이다. 금단증상은 마지막 담배를 피운 뒤 수시간 이내에 시작되며 담배를 피우고 싶어지는 욕구가 강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보름을 전후하여 사라지기 시작해 한달 정도면 거의 모든 증상이 없어진다.
이 시기만 넘기고 나면 우리의 몸은 특유의 자생력으로 빠른 회복을 보여준다. 혈압, 맥박, 체온은 마지막 담배를 피운 지 20분 후면 정상치로 돌아온다. 혈액내 혈중 일산화탄소와 산소농도는 8시간이 지나면 정상이 되고 하루가 경과되면 심장마비의 위험이 급격히 감소한다. 9개월 후에는 항상 유해성분으로 찌들어 있었던 폐의 섬모가 재생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작은 변화를 시작으로 건강한 기운이 온몸으로 확산된다.
만약 의지만으로 금단증상을 극복하기 힘들다면 금연침을 맞는 것도 좋다. ‘금연침’의 원리는 이침(耳針) 혈위의 일정부분을 자극하여 대뇌피질의 흥분 및 억제를 조절하여 니코틴 등으로 인한 자율신경실조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금연침은 습관적인 흡연욕구를 감소시켜 금단증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도움말=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이의주 교수,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광동한방병원 침구과장 한상균 한의학 박사>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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