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선연휴 가족 건강 지침]“허리가 아프다고? 그럼 스트레칭을 자주하게나”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02 12:31

수정 2014.11.07 22:00


민족 최대 명절 설.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기쁨에 고향을 향한 발걸음은 가볍다. 하지만 아빠는 장시간 운전, 과음 등으로 녹초가 되고, 음식 장만과 청소 등으로 분주한 엄마는 뜻밖의 부상을 입기 쉽다. 사촌 형제들과 정신 없이 놀던 아이도 온갖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

게다가 연휴 기간엔 병·의원이 대부분 문을 닫기 때문에 갑자기 탈이 났을 경우,마땅한 조치를 취하기도 쉽지 않다. 이를 대비해 생활속 응급 처치법이나 예방법을 알아두면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설연휴를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신선한 공기를 마셔라=장거리 이동은 설 연휴에 느끼는 피로의 주된 원인중 하나다.
창문을 닫고 장시간 운전을 하다보면 산소 부족으로 인해 몸 안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돼 졸음이 몰려온다. 단순한 반복 작업으로 인한 근육피로도 쉽게 온다. 따라서 적어도 1∼2시간에 한번쯤은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운전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보통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등받이를 뒤로 젖히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이는 나쁜 습관이다. 등받이는 90도로 세우는 것이 좋다. 엉덩이는 뒤로 바짝 밀착시키고 운전대와의 거리는 발로 클러치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운전중 허리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장거리 운전은 근육피로와 함께 정신적 스트레스도 손쉽게 온다. 정차시에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석에서 한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손은 천장까지 손을 뻗는 동작을 되풀이 하면 좋다. 양 어깨를 귀 있는데까지 끌어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방법도 있다. 운전대를 꽉 쥐었다가 놓는 것도 스트레칭의 한 방법이다.

이외에도 겨울철 월동장비를 꼭 챙겨 혹시 있을 폭설 등의 기상변화에도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한편 연휴가 끝난 후에도 평소의 생활 리듬이 깨져 몸에 피로가 쌓이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만성피로, 전신근육통, 작업능률의 저하, 졸림, 두통 등이 나타나며 1∼2주 이상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 이는 장거리 여행과 각종 일에 시달려 피로가 누적된 데다 평소와 다른 환경에 노출돼 정신적으로 흥분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고 연휴 마지막 날 보다 하루앞서 집으로 돌아와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

◇가사노동을 분담하라=주부에게는 명절이 큰 고욕일 수 있다. 오랜시간 많은 음식들을 만들기 위해 앉아 있거나 무거운 물건들을 들어 올리다 자칫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요통으로 고생하던 사람은 바른 자세로 일을 해야 하며 한 자세로 장시간 일을 하는 것보다는 잠깐 휴식을 한 후 일을 하는 것이 좋다.

허리근육의 혈액순환 등을 위해 당귀를 넣은 목욕물로 목욕을 하거나 8∼12g가량 끓여 마셔도 좋다. 혈액순환이 잘되어 다리가 따뜻해지면서 요통이 가라앉고 손발 냉증과 저림증도 없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 설 명절이 다가오면 머리와 가슴이 짓눌리고, 소화도 안되고, 손발마비,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주부들이 늘어난다.

 시댁에 가서 겪을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걱정이 앞서면서 몸이 아파옴과 동시에 우울증까지 드러내는 스트레스성 질환인 ‘명절 증후군’ 탓이다. 명절 전후 2∼3일에 가장 심하고 명절이 지나고 나면 대개 풀리는데,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 주부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전 선병원 신경정신과 김영돈 과장은 “명절 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남성들이 설 연휴 동안 가사 노동을 분담하는 등 적극적으로 아내를 돕고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가족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어린이에겐 편안한 옷을 입혀라=‘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지루한 장거리 여행은 어린이들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은 좁은 공간에 오래 갇혀 있으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장거리 귀성 길에는 자주 휴게소에 들러 몸을 충분히 움직이도록 해주는 것은 어린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차를 타기전에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 입히고 춥더라도 이따금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일도 필수다.

또 난방 때문에 창문을 닫아 차내 공기가 건조해지기 쉽고 고속도로 정체로 인해 중간에 시원한 물이나 청량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 힘들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아이스박스 등에 시원한 음료수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간식, 물수건도 곁들인다. 물수건으로는 건조한 차내에 있는 아이의 얼굴을 가끔씩 닦아주면 좋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주의할 것이 있다. 명절 음식은 평소에 먹던 음식과는 많이 다르다. 기름진 음식이 많고, 고기 종류가 주를 이룬다. 또 많은 음식을 차리고 보관하다 보면 자칫 음식이 오염되거나 상할 수도 있다.

절제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하루 종일 음식을 입에 달고 살게 된다. 또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어른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배탈이 나서 구토나 설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탈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일이다. 대부분 체력이 떨어질까 걱정돼 죽이나 다른 음식을 조금이라도 먹이려 한다. 이 보다는 충분히 물을 마시게 하면서 설사증세가 회복되길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도움말: 대전 선병원 가정의학과 김응수 과장, 대한소아과학회 의료정보이사 이하백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광동한방병원 침구과 한상균 한의학 박사>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명절 요통 예방 비책

1.차안에서는 쉴 때마다 허리를 찌르며 지압해준다.

2.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며 틈틈이 허리젖히기 운동을 한다.

3.과식으로 허리가 아픈 식적요통에는 하루정도 따뜻한 보리차 등을 섭취하며 굶어 위를 비우는 것이 좋다.

4.날이 춥더라도 성묘를 꼭 하자. 나지막한 산길 걷기는 허리를 강하게 만드는 최고의 운동이다.

5.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사진설명

① 무릎 세워 누운 자세에서 오른쪽 다리를 반대쪽 다리 위로 포갠다.

② 양손으로 잡고 그대로 양쪽다리를 가슴방향으로 끌어올려 당긴다.


③ 좌우 5회 반복 실시, 10초간 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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