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롯데 대표이사 10명 교체…임원 86명 승진등 창사이래 최대 인사



롯데그룹이 4일 단행한 임원인사는 롯데의 이미지인 보수성을 벗고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혁신과 성과주의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분석된다.

롯데의 이같은 변화는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는 정책본부를 맡으면서 이미 조짐을 보였지만 이번 임원인사로 한층 구체화되고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롯데는 주력 사업들인 호텔, 할인점, 석유화학 사업부문 인사에서 각각 ‘호텔롯데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 ‘할인점 사업 강화’, ‘성과(실적) 중시’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했다.

◇외부인사 통해 ‘호텔 롯데’ 업그레이드 추진=롯데의 이번 인사에서 주목을 끄는 부분은 호텔롯데 사장에 신세계 출신의 장경작 전 조선호텔 사장을 영입한 것이다.

호텔업계에서는 호텔 롯데가 전국 체인망을 갖추고 있으면서 ‘(일본인)관광객’ 위주의 영업에 치중, 호텔의 격이 떨어진 것을 만회하고 조직문화에 변화를 주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특단의 조치라고 분석했다.

장사장은 조선호텔 사장 시절 국제행사 유치, 사업가들을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인 ‘비즈니스’ 영업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발휘한 인물이다.

더구나 장사장이 호텔롯데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호텔롯데 권원식 사장(70)은 물러났고 이와함께 한국후지필름 김영재 전무(69) 등 65세를 넘은 원로급 대표이사 2명이 물러남에 따라 부수적 ‘세대교체’도 이뤘다.

◇신세계와 격전 대비·할인점 사업 강화=퇴진설이 나돌았던 롯데쇼핑 이인원 사장은 유임됐다. 그룹의 주력인 호텔과 유통 모두를 교체했을 때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신·구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조처로 해석된다.

이사장은 오는 8월 본관 개점을 앞두고 있는 유통 라이벌 ‘신세계’와 범 명동 상권을 놓고 한판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는 이에 맞서 명품관 ‘애비뉴엘’ 개점을 추진하고 있어 결과는 예측 불허다.

할인점의 경우도 롯데마트 이철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추가투자 등을 통해 국내 시장점유율 2위권 진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승진 폭 2배…신동빈 부회장 체제 포석=롯데의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석유화학 3사(호남석화, KP케미칼, 롯데대산유화)의 임원급 승진자는 이영일 호남석화 사장을 비롯해 11명이다.

이는 예년의 5명 수준에서 2배 이상으로 롯데대산유화와 KP케미칼의 성공적 인수합병(M&A)과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보상 성격이 강하다.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신동빈 부회장 체제를 한층 가속화 시킬 전망이다. 이는 정책본부의 좌상봉 상무와 박석주 이사가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한 데서 드러난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경영성과를 감안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며 “조직활성화와 사기진작을 위해 승진인원을 최대규모로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