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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단기효과 매달린 집값 안정대책



정부가 17일 최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로 인한 주변 아파트값 연쇄상승과 재건축발 투기과열을 막기 위해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판교 및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등 일부 지역을 집중 겨냥한 이번 대책은 그동안 간간이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 흘러나왔던 내용으로 새로운 것이 없다. 다만 특기할 것은 판교의 아파트분양가 상한선을 중대형(전용면적 25.7평 초과)의 경우 일정 수준으로 묶고 지나친 분양가 상승을 막기 위해 현행 채권입찰제를 보완, 채권과 분양가 병행입찰제를 실시하기로 한 점이다. 소형 평형은 물론 중대형 아파트까지 분양가를 사실상 규제하면서 정부가 아파트시장에 개입하게 된 것이다.

분양가 자율화라는 정부의 대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던 고충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안다. 모처럼 안정된 부동산시장이 판교열풍과 강남 재건축아파트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원리를 벗어난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키고 나아가 투기 열풍도 잠재울 수 없다는 점은 긴말이 필요없다. 소형 평형도 당첨되면 횡재한다는 말이 나도는 판국에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규제는 결국 당첨자들의 막대한 시세 차익에 따른 대박심리로 투기판을 만들고 부실시공의 빌미를 준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은 불 보듯 뻔할 것이다. 꼭 필요한 수요자들에게 적절한 분양가로 제공한다면 투기광풍은 최소화될 텐데도 말이다. 분양가가 낮으면 낮을수록 더많은 이익이 생기는 분위기에서 청약과열을 막기 힘들다.

지금의 ‘판교열병’은 판교가 신규 아파트 공급이 사실상 막혀 있는 강남의 유일한 대체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탓이다. 시장에서 값을 낮추는 방안은 수요가 많은 곳에 주택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당장은 부작용이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방안이 부작용도 없고 순리에도 맞는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재건축아파트시장 안정대책과 관련, 안전절차강화, 초고층 재건축제한, 재건축시 임대아파트 일정비율 건설 등을 함께 내놓았다.
모조리 강남권에서 신규 주택공급을 막는 방안들이다. 지금 재건축이익 환수대상 아파트들이 가격이 오르는 것은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시장의 판단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투기는 철저히 막아야 하지만 주택시장 안정은 공급 확대밖에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