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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13억 시장을 잡아라]“기술력·한류열풍 탈땐 경쟁력 충분”



【중국(청두)=차상근기자】“윈난성에는 전자, 제약, 바이오산업, 정밀화학, 건자재, 비철금속 등 신흥공업화 업종과 식수 및 오수처리, 도로건설, 쓰레기처리, 부동산 등의 도시화건설 관련 업종, 전력산업 주변기기업종 등이 투자유망합니다.”

지난해 11월 하순 윈난성 쿤밍에서 열린 윈난성 한국기업 대상 투자설명회에서 밝힌 성정부 경제합작판공실 주샤오양 부주임의 말이다. 내륙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업종을 망라한 듯하다.

50여명의 우리 기업인들과 중국 관련 전문가들은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곤란하지만 생물자원기지의 이점과 개발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지역상황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현시점에서 서부지역으로의 진출은 신대륙을 개척하는 것에 비교된다.” 중국 관리들의 이같은 ‘러브콜’은 가는 곳마다 한결같다. 잠재력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거대시장이 있으니 선점효과를 노리라는 뜻이다.

지난 80∼90년대 동부연안의 개발기와는 달리 외국기업들의 진출이 지지부진하면서 서부개발이 기대한 만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조바심으로도 비쳤다. 그러나 서부시장의 선점효과를 노린다면 지금이라도 준비해야 한다는 게 현지기업인들이나 관련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수출보험공사 임영호 베이징 사무소장은 “동부연안에서 홍콩, 대만 등 화교계 자본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다국적자본 사이에서 고전하는 우리 기업들의 처지를 감안하면 서부개척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우선 다국적자본이 아직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화한 내수시장 개방은 자본력이나 인지도 등에서 월등히 앞선 다국적기업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토종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또 석유, 천연가스, 전력 등 에너지 자원과 목재, 건축자재 화학원료 등과 같은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지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동부지역과 수직 분업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공업과 군수산업은 발달했지만 생활과 직접 관련되는 경공업이 부진하다는 점도 주요한 고려대상이다. 생활용품부터 내구재까지 현지생산 판매체제를 갖추는 것은 독자적인 시장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산, 협곡, 강, 사막 등 다양한 지형적 구조로 이뤄진 빼어난 자연경관은 관광산업에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이영준 코트라 청두무역관장은 “기술경쟁력과 빠른 의사결정, 한류열풍, 압축성장의 신화를 일군 저력 등으로 다국적기업들에 한발 앞서 서부지역의 소구점을 찾아 질주한다면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서부지역에는 세계 500대 다국적기업 중 100여개사가 진출해 있다. 하지만 홍콩기업이 절반을 넘는 53%를 차지하며 이들 기업은 중국 대륙 전체전략 차원에서 들어왔으며 동부지역의 보완기능도 갖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틈새속에서 우리 기업의 서부진출은 부진하지만 벤치마킹 사례는 이미 일부 나타나고 있다. 지난 94년 진출한 LG전자의 청두시장 장악이나 대우중기의 서부시장 점유율 1위 유지, 96년 진출한 금호그룹과 ㈜대우의 고속버스시장 진출, 금호종합화훼의 중국내 고급난시장 석권 등이 좋은 사례다. 2003년 진출한 휴비스나 CJ, 한화 등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단계다.

이관장은 “서부지역의 유휴인력을 이용하는 내수형 노동집약산업이나 대규모 프로젝트를 겨냥한 철강, 시멘트 등 건자재 관련 산업은 지금이라도 유망하다”면서 “섬유�^에틸렌 등 원�^부자재 생산분야나 자동차 부품업도 충칭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자기업 평균임금이 산둥성보다 비싸고 지대도 비슷하지만 노동생산성이 높아 중소기업이 진출해도 무리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관장은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서부지역 정서를 감안해야 하며 지대나 인건비가 동부지역에 비해 오히려 비싼 일부 지역을 감안할 때 지방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끌어내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수합병(M&A)방식에 의한 부실국유기업 인수도 서부지역 진출에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 김주영 부부장은 “공업총생산액에서 국유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8%로 동부의 두배를 훨씬 넘는다”면서 “지역 네트워크나 노하우가 풍부한 이들 국유기업을 M&A방식으로 인수한다면 지역진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발기업들의 사례와 내륙이란 서부지역의 특성을 볼 때 꼭 내수지향형 투자만이 유효하지 않다는 견해도 내놓았다.
특히 정보기술(IT)산업처럼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산업도 있으며 광시, 윈난, 신장지역은 내수뿐 아니라 인접 13개국과의 국경무역이나 항만을 이용한 교역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IT산업은 군수기지의 대부분이 위치하고 항공우주�^전자통신 등 연구기관이 103개에 달하는 산시를 비롯해 쓰촨,구이저우 등이 유망하다는 평이다.

/ csky@fnnews.com

■사진설명

중국이 서부대개발 및 경제발전 전략을 본격 추진하면서 개발 붐이 일고 있어 언론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안 지역의 대표신문인 산시일보가 1면에 보도했던 ‘투자무역상담회’ 기사. /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