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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3년 참여정부 이?품? 가자]“현실감 있는 국정운영 펼쳐야”



노무현 대통령은 향후 3년의 화두로 ‘선진한국’을 설정했다. 지난 13일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올해를 선진한국으로 가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자”고 역설하며 경제문제에 연설의 90% 이상을 할애한 것은 적잖은 반향을 불렀다.

보수와 진보, 성장과 분배, 친노와 반노 등 이분법적 논리가 지배하며 사상 초유의 갈등구조를 보였던 지난 2년을 접고 ‘선진한국’이란 대명제로 아우러겠다는 발상으로 평가됐다.

보수적 비판계층에서는 아직도 “노대통령은 달라진게 없으며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형상 드러나는 노대통령의 주된 관심사항과 사고의 무게중심은 개혁이 아닌 혁신이나 실용주의쪽으로 많이 옮겨온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과 지지계층은 “노대통령의 기본적 개혁 성향은 변하지 않았다”며 지난 2년간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해 준비한 갖가지 로드맵을 실행해 성과를 내기 위한 본격적 행보에 착수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양극단의 두 진영은 ‘우리식’대로 대통령이 국정을 수행해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삼지 않고 ‘선진한국’ 혹은 ‘더불어 잘사는 사회’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통한 동반성장’ 등에 관심가질 뿐이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국민과 기업은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안감과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반시장적 코드를 바탕으로 한 인사정책 등에 실망했다”며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국정을 주문했다. 노대통령도 이같은 다수 국민들의 바람을 분명히 읽고 현실감있는 국정운영에 몰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과 통합에 주력=노대통령은 최근 정부혁신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는 심정으로 정부혁신을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국가경쟁력 제고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로 정부의 경쟁력 확보를 주문하며 ‘업무-행정’ 정비를 요구했다.

또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히 끊는 등 부패척결을 통한 투명사회 구현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여야 정치권, 경제5단체장과 4대 그룹 총수,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내달 9일 조인식을 갖는 ‘반부패투명사회협약’의 현실적 착근에도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회갈등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과거사문제도 조속히 정리해나가 새로운 차원의 국민통합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위헌 결정으로 무산된 행정수도 문제도 조만간 ‘행정중심 복합도시’란 대안을 통해 국론통일을 기하고 지방분권?국토균형발전의 대역사를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분권형 국정운영’ 기조를 더욱 심화시켜 총리의 내각통할권과 책임장관들의 조정권 강화쪽으로 지향해 갈 것이다.

◇북핵 등 난제 산적=그러나 참여정부의 향후 3년이 여러가지 변수로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지난 2년간 한반도 주변 4강외교를 통해 어렵사리 본궤도에 올려놓은 북핵문제의 교착상태다. 북핵문제에 주도적으로 개입해온 참여정부로서는 교착상태가 1∼2년 지속된다면 주변인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는 물밑에서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의 성사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진상조사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현재로서는 예측불허이다. 여권의 주장대로 과거사 정리차원에 그친다면 모르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면 보수진영의 강력한 반발로 새로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것이다.

또 행정도시 문제도 난제를 안고 있다. 착공시기를 서둘러 2007년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차기 대선을 겨냥한 것이란 한나라당의 공세를 피할 수 있을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8조5000억원대로 정해진 예산 상한선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논란도 착공을 둘러싼 갈등요인이 될 전망이다.

지방분권화도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자치경찰제 도입 등이 제대로 돼야 하고 180여개에 이르는 공공기관의 이전 등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낙관하기 쉽지 않다. 기득권을 가진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반발과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실타래를 푸는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차기를 의식한 여권내 갈등구조가 심화되면 노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대통령의 대선공약 1호로 대통령 4년 중임제, 이원집정부제 도입 등으로 요약되는 개헌논의는 대규모 정계개편과 함께 참여정부의 집권 하반기 최대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설정한 100대 로드맵 등 참여정부의 이념구현 수단에 너무 집착해 임기내 성과를 재촉한다면 남은 3년의 국정운영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는 “현 정부의 핵심모토인 ‘참여’, ‘분권’, ‘균형’은 10년 이상 비전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이룰 수 있다”며 “그러나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 단기적으로 효과있는 정책을 추진하려는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면 장기적 정책비전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