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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책로]코스밖서 퍼터 부러져 경기 망쳐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27 12:36

수정 2014.11.07 21:05



골프 경기 중에 클럽이 부러지거나 훼손되어 더이상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만일 정상적인 경기가 가능한 코스 내에서 부러지거나 망가졌다면 다른 클럽으로 교체하거나 경기를 지연시키지 않는 시간 내에 수리해서 사용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는 장소에서 훼손되었다면 그 경기 중에는 해당 클럽을 더이상 사용할 수가 없다.

이같은 경우가 실제로 있었다. 87년 스코틀랜드의 뮤어필드GC에서 미국과 유럽 간의 라이더컵 대회에서 미국 대표로 출전한 벤 크렌쇼가 퍼터를 들고 자갈길을 걷다가 그만 퍼터를 떨어뜨리면서 발로 밟아 샤프트가 부러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마침 그 날은 대회 마지막 날로 선수들간의 스트로크 플레이로 승부를 가리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 경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치열했다.

당시 세계 최정상의 퍼팅 솜씨를 자랑하던 크렌쇼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퍼터가 부러진 곳이 코스 내가 아니라서 수리나 교환을 할 수가 없게 된 그는 궁여지책으로 부러진 퍼터 대신 1번 우드(드라이버)와 9번 아이언, 샌드웨지 등을 번갈아 가며 퍼팅을 했다.
그러나 제 용도에 맞지 않은 도구가 가져올 수행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꿩 대신 닭’으로 분전에 분전을 거듭하던 크렌쇼는 상대인 이몬 다시에게 패하게 되었고 그런 그의 패배는 결국 미국이 유럽팀에 큰 스코어차로 패하는데 결정적 악재로 작용하게 되었다.


골프에 있어서 사소한 일 하나가 플레이 전체에 결정적 영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훈적 실례다.

/김한승 전무(한일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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