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우울증, 푸로작등 약물치료 효과…톱스타 故이은주 자살원인 관심고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27 12:36

수정 2014.11.07 21:04



톱스타 이은주의 자살원인이 우울증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울증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망의 대상인 톱스타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유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한가지 공통점은 우울증을 경험했다는 것.

전설 속의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를 비롯, 홍콩 배우 ‘장국영’, 미국의 록가수 ‘커트 코베인’ 등이 그런 경우다.

국내에서도 가수 서지원, 김광석 등이 우울증을 경험하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우울증은 방치할 경우 삶에 흥미를 잃고, 때론 자살로 이어지는 심각한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1세기에 인류를 괴롭히는 10대 질병 중 하나로 우울증을 꼽았다.

우리 나라 역시 전 국민의 8%인 약 320만명이 매년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우울증은 ‘현대인의 역병’이 돼 버렸다.

실제로 우울증은 당뇨병, 심장병, 암, 심지어 골다공증과 같은 기존질환에 영향을 미치고 악화시킬 뿐더러 이런 질병을 유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연구소(NIMH)의 신경내분비학 임상연구 책임자인 필립 골드 박사는 “우울증은 신체의 거의 모든 질병에 영향을 미치고 복잡하게 만드는 유일한 전신성 질환”이라고 말한다.

최근의 연구들을 보면 우울증 환자들의 뇌 안에는 뇌활성 물질, 특히 세로토닌의 변화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이는 우울증이 본인의 의지 박약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학적 치료법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문제는 우울증자체가 환자본인의 치료를 어렵게하는데다 환자들의 대부분이 우울증을 가볍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울증의 가장 흔한 치료법은 약물치료다.

대개의 우울증약은 2∼3개월 복용하면 증상이 뚜렷하게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잠재된 우울증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증상은 호전되는 것 같지만 약물복용을 중단하면 신경계는 불안정한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질환이 재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우울증 치료제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약물은 신세대 항우울제로 알려진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불균형은 우울증의 중요한 요인으로 믿어지고 있는데, 이때 SSRI 제제를 복용하면 세로토닌이 신경 세포로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해 몸속의 신경전달물질을 적정하게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 항우울제로는 ‘푸로작’, ‘졸로푸트’, ‘세로자트’, ‘팍실’, ‘웰부트린’, ‘심발타’ , ‘에펙소’, ‘셀렉사’, ‘루복스’, ‘설존’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중 일부 약물은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들의 우울증뿐만 아니라 다른 증상의 치료에도 효능이 입증되면서 다양한 정신과 영역의 질환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일라이 릴리사의 푸로작은 신경과 신경사이에 존재하는 시냅스(synapse)라는 공간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활성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약물은 우울증 이외에도 신경성 식욕 과항진증, 강박장애, 월경전 불쾌장애 등 적응증 범위가 넓어 국내에서도 처방빈도가 높다.


화이자사의 졸로푸트도 우울증, 강박장애, 공황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약물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소아 강박장애에 대해 SSRI 계열 치료제중 유일하게 적응증을 인정받았다.


다만, 이러한 약물들은 복용 환자의 자살 충동 유발과 위장 및 자궁 등의 비정상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선택해야한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