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고교 교육과정은 폐물”…빌 게이츠,구조개혁 촉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2.28 12:36

수정 2014.11.07 21:01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미국의 고등학교 교육이 시대에 뒤떨어진 폐물이 됐다며 고등학교 교육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촉구했다.

게이츠회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주지사들과 기업인, 교육계 인사 등이 참석한 ‘전미교육정상회의’에서 “미국의 고등학교는 폐물(obsolete)이 됐다”며 “고교의 붕괴, 결함, 재정난을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현 고등학교가 당초 목적대로 정확하게 기능을 한다해도 우리 아이들에게 오늘날 필요한 것을 가르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고등학교는 50년 전 당시 새시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우리가 새로운 21세기의 필요에 맞춰 재설계하지 않는 한 매년 미국인 수백만명의 인생을 제한하거나 망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소수계와 저소득층 학생들이 처음부터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실정을 들며 “현 고교 교육 체제가 그대로 간다면 수백만명의 우리 아이들이 잠재력을 실현할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회장은 “미국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여전히 세계 최고이지만,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교육 여건이 나쁜 지역의 학생 수백만명은 고교 교육의 실패로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 고교 개혁을 미룰 경우 다른 선진국에는 물론 중국 및 인도와의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교과 과정 개편, 더욱 엄격한 교과 과정 관리 등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전미주지사협회(NGA) 공동회장인 마크 워너 버지니아 주지사는 “이 문제는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GA가 설립한 한 교육 단체 통계에 따르면 미국 고교는 지난 83년 레이건 행정부 때 미국 교육의 위기에 관한 보고서가 나온 후에도 중퇴율이 계속 높아져 현재 32%에 이른다.
또 고교 졸업자의 40%가 대학에 진학하지만 2학년에 진학하는 학생은 27%에 지나지 않는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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