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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모럴해저드 ‘위험수위’



국내 생명보험 회사들이 관련법규를 어기거나 내부규정을 어겨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등 각종 제재를 받는 등 ‘도덕적 해이’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부터 22개 국내 회원사 중 삼성생명 등 무려 7개 회사가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검사업무 ‘조직적 방해’=금융감독원은 삼성생명이 금감원의 종합검사에 대비, 1개월간에 걸쳐 전산시스템 전자문서 6만여건을 조직적으로 없애거나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책임준비금 적정여부를 알 수 없도록 주전산기를 조작했으며 3억여원의 개발비용이 소요된 보험영업지원시스템을 태국 현지법인에 무상으로 부당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6∼7월 종합검사 및 8월의 부문검사결과 이런 내용의 위법사실이 드러난 삼성생명에 과태료 1000만원과 전산담당임원 1명 정직 및 관련 직원 감봉 등의 조치를 내렸다. 검사결과 삼성생명은 지난해 금감원이 종합검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6월 중순부터 7월 초순까지 정보전략팀이 현업부서와 협의를 거쳐 2년간 축적된 전산시스템 전자문서를 없애거나 숨긴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이같은 사실을 미처 삭제하지 못한 모 직원의 전자문서를 통해 알게 된 후 6만건을 대상으로 삼성SDS의 협조를 얻어 복구했으나 2만건외에는 관련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또 이날 동양메이저 등 대주주 4개사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를 6657억원 초과해 부당지원한 동양생명에 대해 과징금 29억3500만원을 물리고 기관경고조치했다. 아울러 현 대표는 문책경고, 전 대표는 업무집행정지상당, 임직원 2명은 주의적 경고 등을 내려 책임을 물었다.

◇빈발하는 생보사들의 ‘도덕적 해이’=이에 앞서 금호생명은 지난해 편법으로 계열기업 및 대주주에게 수천억원의 자금을 부당지원, 17억6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또 동부생명도 지난해 보험금 45억원의 횡령사고로 인해 면직, 관련 임직원 문책경고, 정직 등의 조치를 당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대주주에 대한 부당 신용공여로 인해 8억2800만원의 과징금과 함께 대표이사는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이밖에 ING생명은 자기계열집단에 대한 대부한도를 초과운용했고 지주사에 대한 운영경비를 부당지원, 주의적 기관경고와 함께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원이 문책받았다. 녹생자생명은 지난해 지급여력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기 위해 신용도가 저조한 매수자에게 통상적인 부동산담보대출 이율보다 현저히 낮은 금리로 거액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취급했고 매각 사옥을 임차하면서 종전시세 보다 현저히 높은 임차보증금을 지급하는 등 부당거래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금감원의 ‘늑장대처’도 문제=이같은 생보사들의 ‘도덕적 해이’현상이 빈발함에도 금융감독당국은 사전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후적으로 ‘뒷북’ 대응하고 있어 제도적 정비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김창록 부원장은 지난달 28일 삼성생명의 전자문서 파기와 관련, “검사 한두달전에 감독 목적상 필요한 자료를 디스켓 등으로 징구하고 자료 은폐를 막기위해 백업자료까지 요청할 수 있도록 관련 근거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부원장은 또 “금감원의 정보기술(IT) 인력도 적극 육성하겠다”면서 “유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검사 방해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한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