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에도 정답은 있다’는 것이 대다수 재테크 고수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장기투자하라’, ‘기업가치를 보고 투자하라’, ‘블루칩(우량주)에 투자하라’, ‘목표수익을 설정한 후 투자하라’ 등이 그것이다. 실제 이들 원칙을 적용해 상당한 수준의 수익률을 올린 투자자들도 있다.
그러나 여기 기존 전문가들의 조언을 100% 뒤집어야 오히려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이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지금까지 주식투자를 통해 돈을 번 사람보다는 잃은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엄연한 사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증권가에서 ‘청개구리’로 불리는 시카고투자자문 김지민 사장을 만나 그의 ‘역발상 투자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김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뒤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현대증권 투자클리닉센터 원장 등을 지냈다.
◇고점매수·저점매도하라=일반적인 투자원칙은 ‘저점매수·고점매도’다. 싼 값에 사서 비싼 값에 팔아야 이익이 많이 남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그러나 김사장은 이를 거꾸로 적용하라고 외치는 것이다.
“고점매수라고 해서 최고점에 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상투(최고점)잡고 손절매하는 한이 있어도 웬만큼 비싸지 않으면 사지 말라는 의미죠. 저점매도 역시 최저점에 팔라는 것이 아닙니다. 흐름이 좋지 못하면 빨리 포기하고 후일을 기약하라는 것입니다. 목표수익률을 정한다는 것도 엉터리예요. 그저 절반의 수익에서 판다고 생각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주식을 샀다고 가정해보자. 주가가 올라 1만5000원이 됐다면 이때 파는 것이 아니라 고점을 확인하고 내려온 뒤 1만2500원에 매도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주가가 재상승해 1만6000원으로 가면 이번에는 1만3000원으로 조금 올려잡는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9000원 언저리에서 주저말고 팔아치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보통 투자자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르면 얼른 팔고 싶고 내리면 버티고 싶죠. 자기가 산 주식이 1만5000원까지 갔다가 1만3000원으로 내려오면 3000원을 벌었다는 점은 무시하고 2000원을 손해봤다는 아쉬움만 갖게 됩니다. 또 하락하는 경우는 본전에 대한 미련 때문에 팔지를 못하죠. 손절매보다 상승시 보유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하는데 주식투자는 이래서 실패하는 겁니다.”
김사장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40년만에 투자금액을 4000배로 불렸는데 이를 월평균수익률로 계산하면 1.75%에 불과하다”며 “손실은 짧게, 이익을 길게 가져가라”고 충고했다.
◇투자원칙을 지켜라=그는 또 주식은 ‘분석게임’이 아니라 ‘심리게임’이라고 잘라 말한다. 마치 투자자 수백만명이 주식시장이라는 화투판에서 도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주가는 기업가치를 반영한 것이 아닙니다. 집단심리를 반영한 것일 뿐이죠. 우량주도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많이 사서 가격이 오르면 그것이 바로 우량주가 되죠. 내재가치를 거론하며 전문가들이 추천한 우량종목을 장기 보유했다가 실패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래서 김사장은 전문가들의 말을 믿기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정한 투자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그것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데는 최선의 지름길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원칙이 엄격하면 엄격할수록 실패의 확률은 적어지고 성공의 확률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가령 네사람이 고스톱을 친다고 생각해보자. 한사람은 웬만큼 패가 좋으면 무조건 치고, 어떤 사람은 광이 들어와야 하고, 또 한 사람은 쌍피가 있어야 치고, 나머지 한사람은 광과 쌍피에 축하피까지 잡아야 판에 참가한다고 하면 승부의 추는 기울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고스톱이 들고 있는 패로 모든 게 결정되는 게 아니라 뒷손이 붙어야 하는 것이지만, 조건이 까다로울수록 손실의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주식투자도 이와 다를 게 없습니다. 종목을 사는 기준이나 어느 시점에 사고 어느 때 팔 것인지에 대한 원칙을 갖고 이를 지키면서 그대로 투자하는 습관을 기르면 주식투자로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김사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시카고투자자문(www.chicagofi.com)도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 창립 이후 우수한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프 참조>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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