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FTA확장 한-일전 치열

김영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03 12:48

수정 2014.11.07 19:41



한국과 일본이 자유무역협정(FTA)의 전세계 확대를 놓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한국은 미국·유럽연합(EU)·아세안(ASEAN)·중국·일본 등 거대 경제권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FTA 확장을 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인도네시아·필리핀·싱가포르·한국 등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산업구조가 비슷해 한 국가가 제3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다른 국가의 수출전선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에서 FTA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3일 “우리경제도 세계무역기구(WTO)의 합의에만 의존하다가는 파멸로 갈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일본과의 생사를 건 ‘FTA전쟁’은 불가피하다”고 털어놨다.

◇한·일, 상호견제 속 팽창시도=현재까지 한국은 칠레와 FTA이행 단계에 있고 싱가포르와는 협상타결 후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다. 일본은 싱가포르·멕시코와 FTA이행단계, 필리핀과는 협상타결 단계에 있으며 태국과는 이달 중 말레이시아와는 상반기 중 타결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의 대외교역의 20%를 차지하는 ASEAN과 발빠르게 FTA협상에 착수, 우리 수출에 비상이 결려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협상 개시는 늦었지만 ASEAN과 협상진행은 일본에 앞섰고 실질타결도 일본(2012년)보다 앞서 2010년까지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남미시장 경쟁은 불꽃을 튀긴다. 일본은 멕시코와, 한국은 칠레와 FTA를 각각 먼저 체결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현재 한국은 멕시코와, 일본은 칠레와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은 또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MERCOSUR)소속 남미국가들과 FTA협상을 재빠르게 추진하면서 일본의 중남미 진출을 견제하는 한편, 멕시코 시장을 여는 데도 압박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EU시장을 잡아라=북미 및 유럽지역과의 FTA추진에 있어서는 한국이 조금 앞서 있다. 한·미 양국은 ‘한·미 FTA 사전점검협의’를 진행중이다. 3년째 스크린쿼터 문제로 발이 묶여 있는 미국과의 양자간 투자협정(BIT)이 먼저 체결된다면 FTA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은 또 캐나다와 FTA 예비 점검을 마치고 본협상 개시 여부를 상반기중 결정하기로 했다.
또 노르웨이·스위스·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도 2차 협상을 진행하며 EU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대부분의 미주·유럽 국가들과는 협정이 돼 있지 않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가 미국이나 EU와 먼저 FTA를 체결한다면 일본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는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libero@fnnews.com 김영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