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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 빅3 ‘해외 글로벌 소싱’ 치중…중소브랜드 “설곳없다” 울상

김주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03 12:48

수정 2014.11.07 19:40



해외파 ‘글로벌 소싱’ 브랜드가 국내파 토종 중소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삼성테스코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빅 3 할인점이 4월들어 중국 등 현지에서 직접 상품을 조달해 판매하는 ‘글로벌 소싱’에 치중하면서 국내 중소브랜드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중소브랜드제품에 글로벌소싱 집중=글로벌 소싱의 핵폭탄격인 중국 직소싱의 경우 대상 품목이 중소브랜드 틈새시장인 의류와 주방용품 등 저가 생필품에 집중되고 있는 데다 품목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입점 중소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또 업체마다 직소싱 범위를 인건비가 싼 싱가포르·베트남 등지로 확대할 조짐이어서 향후 경쟁품종에 따라서는 국내 중소브랜드가 할인점 매장에서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섞인 예단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할인점 업계는 양질의 상품을 보다 싼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데다 글로벌 유통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소싱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업체들은 올해 할인점 업체별 글로벌 소싱 매출비중은 중소브랜드 전체 매출의 5∼10% 이상 잡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폭이다.

◇2007년까지 단계별 확대=신세계 이마트가 잡아놓은 3년간 글로벌 소싱 목표치는 올해 1000억원을 비롯해 2006년 2000억원, 2007년 3000억∼4000억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이마트측의 설명이다.

품목수도 지난해 71개에서 올 연말까지 300개까지 늘려 잡았다. 오는 2007년까지는 2000개가 목표다. 주력 상품은 중소브랜드 안방시장인 각종 주방용품·의류·전기기기 등에 치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특히 중국 직소싱을 확대하기 위해 4월중 상하이에 소싱 전담 사무소 개설을 앞두고 있다.

롯데마트는 일찌감치 지난해 초 상하이에 구매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5월중으로 중국 선전에 제2사무소를 여는 등 글로벌 소싱에 정성을 쏟고 있다. 글로벌 직소싱 비중이 지난해의 경우 100여개 품목 50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500개 품목 200억원 이상을 글로벌 소싱한다는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소싱 상품은 주전자·휴지통·자동차시트·우산·어린이 담요·농구공·안락의자·무선전기 등이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역시 지난 2003년 말 8명으로 구성된 ‘글로벌 소싱 본부’를 조직해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싱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해 소형가전 4개, 의류 10개, 완구 70개, 인라인스케이트 15개 등 100개의 상품을 시작으로 4월들어 700여개의 중국 직소싱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할인점 업체간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서는 자사상표(PB)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중소기업 단독 브랜드를 더욱 옥죄고 있다.

◇국내 입점업체들 불만 고조=모할인점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어렵게 입점해 국내 브랜드와 가격경쟁을 펼쳐야 할 판에 값싼 중국 직소싱 상품들이 대거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구매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방용품업체 대표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할인점 업체간 글로벌 소싱경쟁은 극심한 내수 경기침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 시장 정서를 무시한 처사”라면서 “값이 싼 글로벌 소싱 상품에 비해 가격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게 불보듯 뻔한데 할인점 업체가 글로벌 소싱에만 매달리면 살아남을 중소브랜드가 어디 있겠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이마트측은 “까르푸,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과 경쟁을 하려면 해외 직소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측도 “해외로부터 직소싱을 할 경우 동종품목의 국산품이나 수입업체를 통해 들여오던 수입품에 비해 15% 정도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유통업체나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다”고 말했다.

/ joosik@fnnews.com 김주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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