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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영향력 축소 亞통화 따로 논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04 12:48

수정 2014.11.07 19:40



국제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와 한국 원화 등 동아시아국 통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커플링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지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화 가치와 움직임을 같이 하던 원화와 대만달러 등이 이제 엔화 시세와 상관없이 조정을 받고 있고, 앞으로 이같은 디커플링 현상이 더 깊어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UBS의 아시아 태평양 경제 담당 헤드인 조너선 앤더슨은 “대부분 ‘핵심’ 아시아 통화가 올 연말까지 달러에 대해 지금보다 10% 더 평가절상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 엔화와 달러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는 올해 원화의 경우 달러당 1015원 수준에서 연말께는 925원으로, 대만달러도 달러당 31.60대만달러에서 29대만달러로 가치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엔화는 달러당 107.50엔에서 연말께 105엔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엔화와 달리 동아시아 통화 가치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는 이유는 서로 다른 경제성장 전망과 이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의지 변화 때문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지난 몇년간 동아시아와 일본은 교역량이 많아 환율이 비슷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또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 상대이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시장개입을 통해 자국 통화가 엔화보다 평가절상되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지금은 거시경제 상황이 달라 환율이 예전처럼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널은 “일본을 뺀 동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이 밝은 반면 일본은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로 볼 때 경기회복에 의문이 든다”며 “일본은행(BOJ)은 엔화 절상에 적극 대처하겠지만 다른 동아시아국 중앙은행들은 통화 절상을 어느 정도 용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중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유가가 급등하지만 않는다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은 올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올해 0.4%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로 예상됐다.

게다가 올해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기존 고정환율제(달러페그제)를 바꿔 환율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디커플링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저널은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평가절상을 하면 한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도 인플레이션 억제 등을 위해 평가절상에 나설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본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은 반면 경제전망은 여전히 유동적이어서 엔화 평가절상을 억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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