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동대문 상권이 다시 살아난다

이성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05 12:48

수정 2014.11.07 19:36



동대문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고 최근엔 외국인 방문객들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상가마다 ‘언제 빈 점포가 있었더냐’는 듯 활력이 가득하다. 상인들도 청계천 복원공사가 올 하반기중 완료 예정이어서 “동대문이 서울의 중심으로 뜰 것”이라며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동대문 상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만 월 8만명 이상 방문=봄기운이 완연한 5일 식목일. 공휴일을 맞은 동대문시장은 거리마다 내·외국인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다.
최근 동대문은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필수 쇼핑코스가 됐다. 월 평균 8만명 이상이 동대문을 찾는다고 한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30만명을 넘어섰다는 이곳 상인들의 입소문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동대문에서 10년째 옷가게를 하는 김숙희씨(42)는 “요즘 들어 동대문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기뻐했다. 그는 “구매력이 있는 일본인들의 경우 단골고객이 생겨날 정도”라며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동대문 상권은 길 하나를 두고 두타, 헬로에이피엠, 밀리오레 등 소매상권과 제일평화시장, 광희시장, 디자이너클럽 등 도매상권으로 나뉘어 있다.

예전 동대문 고객들은 두 계층으로 나뉘어 ‘젊은층=소매상권’, ‘중년층=도매상권’이란 등식이 성립돼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 등식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정도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들과 연인들이 손에 가득 쇼핑가방을 들고 도·소매 매장을 활보하는 모습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도 신이 나는지 손님들을 부르는 소리에 힘이 잔뜩 실려 있다.

◇한류 영향 ‘인기 관광코스’=동대문 제일평화시장 통로로 들어가 봤다. 제대로 걸음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 곳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남주희씨(30)는 “여기 상인들은 대부분 도·소매를 함께 한다”며 “요즘 소매상가가 많이 생기면서 도매시장 매출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 매장주인 김미진씨(28)도 “이번에 이승연씨가 이 곳에 매장을 냈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렇게되면 아무래도 여기 홍보도 많이 되고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옆에 있는 광희시장도 북새통을 이루기는 매한가지다.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동대문 상권을 찾는 고객들의 동선은 특징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먼저 도매상권을 둘러본다. 그리고 소매상권으로 이동한다.

도·소매를 같이 하는 점포들은 오후 6시만 되면 파장 분위기라 시간 절약과 여유있는 쇼핑을 위해서는 알아두어야 할 정보다. 6시 이후엔 소매상권인 두타, 헬로에피엠 등을 찾는 것이 좋다.

광희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는 정희진씨(40)는 “계절이 바뀌는 철이라 늘어난 수요와 함께 사람들이 시장에 몰려들고 있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금은 신중한 반응이다.

오후 5시가 되면서 대형 패션몰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소매상권에 대형 버스들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버스에서 쏟아져 나온 중국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들은 뒤 앞다퉈 삼삼오오 짝을 지어 매장으로 사라진다.

여행사 가이드인 박현숙씨(27)는 “최근 들어 한류 열풍 등의 영향으로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특히 동대문 패션몰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매우 인기 높은 쇼핑 코스”라고 말했다.

외국 관광객이 이용한 버스 추이도 지난해 2, 3월과 비교해 20∼40%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식 매장 변신 한몫=각 대형 패션몰들은 최근 리뉴얼 작업을 통해 매장 내외부 환경을 개선하는 등 쇼핑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기존의 닭장식 매장을 탈피, 백화점식 매장으로 대형화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탈피,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영입하고 전문패션점으로 차별화했다. 두타 2층에서 여성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안연수 점주는 “지난해 봄 대비 50% 정도 매출이 늘어났으며 지난 겨울에 비해서는 20% 정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두타의 김순기 부장은 “경기회복과 올 하반기 청계천 복원 완공, 패션몰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 등에 힘입어 침체됐던 동대문 패션타운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상인들도 올해 매출 증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옆에 있는 헬로에이피엠도 지난 2월 수입의류 멀티숍매장(8층)을 7층까지 확대개편하며 소비자 끌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동대문 상권 내 쇼핑몰 또한 지난해 평균 10∼20% 내외의 공실률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공실을 모두 해소했다.

/ shower@fnnews.com 이성재·박신영기자

■ 사진설명=동대문 상권이 최근 백화점식 대형매장 전환, 경기 회복세 등에 힘입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식목일 휴일을 맞아 동대문 도·소매 시장 일대가 쇼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