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서평-톱 다운]수직적 조직구조 왜 아직 강한가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06 12:49

수정 2014.11.07 19:35



최근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신속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토대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또한 각 조직도 계급구조에 바탕을 둔 기존의 상명하복식 명령체계보다는 수평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21세기는 기존의 수직적 명령체계 보다는 서열 파괴, 수평적 구조, 창의적 사고 고양을 통해 더 높은 효율과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많은 조직들에는 여전히 상사가 부하를 책임지고 통제하는 시스템이 존재하며 각 구성원들 간에 권한과 통제, 보상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학 교수인 해럴드 래빗이 저술한 ‘톱 다운’은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비효율성, 비인간성 등 수많은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하는 수직적 계급 구조에 대해 냉철한 분석과 함께 통찰력 있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피라미드적 계급구조는 인간이 만든 체계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가장 잘 관리되어 온 구조이기는 하지만 비인간적인 요소가 강해 결코 계속 존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소망이다.

특히 평등주의를 지향하는 오늘날의 사회적 가치와 상충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위계 질서가 없어지기를 원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대규모 조직의 근간이 되는 위계적 질서는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 종말에 가까이 가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는 현실에 저자는 주목한다.

그렇다면 과연 위계 구조의 현실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세 가지 커다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첫째는 위계 구조는 인간 사회의 모든 조직의 기초로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현실을 확인시켜준다. 둘째, 위계 구조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수평적 사고가 주된 흐름을 이루는 오늘날에도 새롭게 탄생하는 조직들이 여전히 위계 구조의 형태를 띠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지식과 정보 사회에서 위계 구조는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를 분석한다. 셋째, 오늘날과 같은 거센 변화의 흐름에 직면한 조직 내의 관리자들이 위계 구조 속에서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데 있다.

크고 작은 경영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각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로 위계 구조를 약화시커거나 강화함으로써 최대의 성과와 최고의 효율을 추구해오고 있다. 새롭게 변화된 오늘날의 환경에서 기업의 위계 구조는 조직 내에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형태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관리자들 역시 변화에 둔감하고 타성에 젖은 모습에서 벗어나 창의적 리더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오늘날 중간 관리자들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을 변화시키는 한편 현실적으로 좋든 싫든 권위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매 순간마다 조직을 인간에게 봉사하는 도구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인간을 조직에 봉사하는 다양한 자원 가운데 하나로 볼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며, 조직이 수평적, 수직적으로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관리자들에게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jochoi@bookcosmos.com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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