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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방폐장서 배운다-프랑스·스웨덴]철저한 환경감시 주민도 안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07 12:49

수정 2014.11.07 19:32



【포스마크(스웨덴)=김홍재기자】우리나라는 19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전체 전력의 40%를 생산하고 있다.이에 따라 원전과 병원 등에서 나오는 장갑 등 중저준위 폐기물이 2008부터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다.

정부는 지난 19년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유치신청을 받았으나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나 프랑스,스웨덴 등 선진국들은 주민 신뢰를 바탕으로 처분장을 설치,발빠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편집자 주>
◇프랑스 로브 방폐장(천층처분방식)=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버스를 타고 동남쪽으로 180km 정도 달리면 ‘슐랭듀이’ 지역의 울창한 숲속에 도착하게 된다.
바로 유명한 로브 방폐장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로브 방폐장은 가까운 시골 마을에서 차로 불과 30분 거리에 있다.총면적이 95ha지만 현재 30ha 정도를 처분장으로 사용하고 있다.프랑스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폐기물량 30년분량을 처리할 수 있는 곳이다.

도미노처럼 줄지어 선 가로 25m, 세로 21m, 높이 8.5m 크기의 콘크리트 셀은 200ℓ들이 드럼통 1만1000개를 저장할 수 있는 방대한 규모다.

이곳 운영을 맡고있는 ‘안드라(ANDRA)’의 도미니크 메르(Dominique Mer)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원전에서 나오는 장갑과 작업복 등 중저준위 폐기물을 드럼통에 밀봉해서 콘크리트 셀에 쌓은뒤 그위를 콘크리트와 자갈로 채운다음 흙으로 덮는 방식으로 처분하고 있다”면서 “다시 그위에다 진흙 등을 뒤덮어 나무를 심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른 바 천층처분방식이다.

그는 “하루,주,원,분기단위로 공기와 지하수, 식물 등 4800가지 이상의 표본,1만5000개 이상의 시료를 채취,분석하는 등 철저하게 환경감시를 하고 이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있다”며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로브 방폐장 건설에 주민들의 반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메르 씨는 “정부가 지질조사를 거쳐 처음 이곳을 방폐장 부지로 선정했을때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끊임없는 설득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최근 슐랭듀이 지역에 대한 인구 조사에서 오히려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잘 뒷받침 하고있다”고 밝혔다.

◇스웨덴 포스마크 방폐장(해저동굴처분)=프랑스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을 날아가면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도착한다.거기서 북쪽으로 울창한 침엽수림속을 160km 정도를 달리면 바닷가의 포스마크 방폐장에 다다른다.

이곳은 지상이 아닌 지하 60m 해저에 있어 매우 특이하다.버스로 1.2km를 더 가야 지하동굴 입구에 도착한다.지하 동굴은 가로 8m, 높이 6m,총연장이 5km나 된다.동굴속에는 저준위폐기물 처분동굴 4개와 중준위폐기물처분 사일로 1개가 있다.

홍보담당관인 잉게르 노드혼(Inger Nordholm)씨는 기자에게 “이 동굴과 연결된 저준위폐기물 처분장은 가로 25m, 높이 30m, 길이 160m”라면서 “포스마크 방폐장은 2000ℓ짜리 드럼통으로 30만개를 처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방사선이 물을 뚫지 못하는 원리를 이용,발달된 굴착기술을 활용,해저에 처분장을 건설했다고 한다. 특히 단단한 화강암반은 해저동굴처분장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잉게르씨는 고준위 방폐장도 오는 2017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혀 놀라게 했다.
그는 “현재 포스마크와 오스카함 2곳이 유치 후보지로 선정됐고 2008년까지 조사를 마친뒤 한 곳을 최종 후보지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중저준위 방폐장 후보지 유치조차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잉게르 씨는 “방폐장 유치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로 주민신뢰 확보가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hjkim@fnnews.com

■ 사진설명=천청처분방식을 채택한 프랑스의 로브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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