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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DB 회원 가입]‘한국 가입반대’ 브라질 적극 설득…신동규 수출입은행장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07 12:49

수정 2014.11.07 19:30



한국의 미주개발은행(IDB)가입 25년 숙원을 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숨은 공신이 있다. 신동규 수출입은행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신행장은 지난해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브라질 국가 설명회(IR)행사에 참석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관계장관들을 만나 한국의 IDB가입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라’는 우리 정부의 특명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브라질은 한국의 IDB가입을 반대하는 중남미 국가 중 가장 주도적인 세력이었다.

브라질만 설득하면 나머지 다른 나라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신행장은 스위스에서 브라질 재무부 장관 등 관계자들을 차례로 만나 물밑작업을 펼쳤다.

이어 그는 지난해 2월초 투자설명회차 한국을 방문한 브라질 기획부 차관을 만나 또 한번 한국의 IDB가입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브라질의 투자설명회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글레시아스 IDB총재의 지원을 얻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신행장은 이글레시아스 총재의 태도를 보고 한국의 IDB가입이 가시권에 들어왔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개최된 IMF총회에서 이글레시아스 총재가 의례적인 면담보다는 식사를 제안해 IDB본점 간부식당에서 IDB 주요간부들과 함께 조찬을 가졌다”며 “이어 수출입은행 워싱턴 사무소 개소식에 사무총장이 참석하는 것을 보고 성사 가능성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신행장은 IDB가입이 확정된 이후 이글레시아스 총재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그림 한폭을 선물했다.

신행장은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수출입은행의 수장으로서 할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제 두다리 쭉 뻗고 잘 수 있게 됐다”고 홀가분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7일 오키나와 IDB총회 방문길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이글레시아스 총재 등 중남미 고위인사들과 만나 우리 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 공동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사진설명

신동규 한국수출입은행장(왼쪽)이 지난 2월8일 미국 워싱턴소재 IDB본사에서 엔리케 이글레시아스 IDB총재와 협조융자 확대와 상호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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