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식]“주의 품에서 평온하소서”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08 12:49

수정 2014.11.07 19:28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식이 세계 각국의 정치·종교 지도자들과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장엄하게 거행됐다.

장례식은 성 베드로 성당 안에 안치된 교황의 시신이 성당 밖 제단으로 운구된 뒤 장례미사, 하관식, 안장 순으로 진행됐다.

장례 미사는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집전했으며 대륙별 대표들의 예물 봉헌으로 시작된 성찬의 전례와 성체를 받아 모신다는 의미의 영성체 의식이 뒤이어 진행됐다.

십자가와 성모마리아를 뜻하는 ‘M’자가 새겨진 교황의 나무관이 성 베드로 성당에서 카펫이 깔린 광장 제단으로 운구되자 추모객들이 박수를 보냈다.

바티칸 시스티나 합창단이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라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는 가운데 고위 성직자들은 관 위에 복음서 한 권을 올려놓았다.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은 마지막까지 성직자의 자세를 보였다”며 “특히 마지막 몇 달 동안은 고통 속에서도 신과 신도들을 위해 헌신했다”고 칭송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은 3중관에 입관돼 유언에 따라 성 베드로 성당 지하의 땅 속에 내려져 고국 폴란드에서 공수된 흙으로 덮였다.

이날 장례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천수이볜 대만 총통 등 전세계 100여개국의 국가원수와 고위 인사들, 종교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인 최창무 대주교와 총무인 장익 주교, 그리고 이해찬 국무총리가 이끄는 민관 조문단이 참석했다.

광장에서 테베레강 쪽으로 뻗어있는 콘칠리아치오네 대로와 주변 도로들에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가톨릭 신도와 로마 시민들이 운집했다. 성당과 광장 등 시내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도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어 현장 중계를 지켜봤다.


이날 장례식을 보기 위해 교황의 고국 폴란드에서 200만명 등 전세계에서 최고 400여만명이 몰려든 것으로 추산돼 인구 270만명의 로마 시내는 큰 혼잡을 빚었다.

장례식 뒤 후임 교황 선출권이 있는 80세 이하 추기경단 117명은 오는 18일 오전 미사를 봉헌한 뒤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비밀회의인 콘클라베를 시작, 첫 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기경단은 교황이 선출될 경우 성당 굴뚝으로 흰 연기를 피워 올리는 전통적인 방식 외에 종도 함께 울리기로 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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