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韓-日종합상사 ‘에너지大戰’

유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0 12:49

수정 2014.11.07 19:27



우리 종합상사들이 해외 에너지 및 자원 개발권을 놓고 일본 종합상사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는 전세계 국가들이 에너지 및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는 것으로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인도 등의 국가들도 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경우 국가적인 전략 아래 정부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와 일본의 경우 민간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에너지 개발 부문에서 선점하고 있는 일본 종합상사들을 우리 종합상사들이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우리 기업들은 개발 가능성과 투자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집중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 에너지 및 자원 개발로 부활=일본 경제 성장의 주역이었던 종합상사들은 지난 90년대 버블 붕괴 및 아시아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후 과감한 구조조정과 에너지 개발 등 신규사업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들 종합상사의 경우 러시아 극동 천연가스 개발 등 천연자원 개발 업체에 대한 참여가 이들의 가장 주된 사업부문으로 부각됐다.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지난달 마감된 회계연도의 미쓰비시, 미쓰이, 이토추, 스미토모, 마루베니 등 일본 5대 종합상사 순익 합계가 전년대비 94% 급증한 4920억엔(45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에너지 부문에서의 사업 호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미쓰비시는 에너지 개발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업체 중 로열 더치·셸과 BP의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에너지 사업에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쓰비시의 호주 합작회사는 현재 전세계 점결탄 거래량의 25%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 종합상사 에너지 개발에 ‘올인’=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 LG상사,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 SK네트웍스 등의 5대 종합상사들이 해외 에너지 및 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이 사업 부문에 있어 앞서고 있는 ‘일본 경쟁사 타도’를 선언하고 나섰다.

우리 기업들은 일본 업체처럼 막대한 자본을 동원할 수 없는 만큼 수익성과 사업성을 고려해 선택적인 투자 형태를 보이고 있다. 또 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계약을 체결한 30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타타르스탄 석유플랜트 프로젝트에 우리측 사업 주관사로 LG상사가 선정됐으며, 다른 기업들과 공기업들이 공동 참여해 사업을 전개한다.이번 프로젝트 추진으로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인 러시아의 무한 시장을 공략하는데 최대 경쟁자인 일본 종합상사를 따돌리고 탄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와 일본 종합상사간 해외 에너지 개발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우리 정부가 자금이나 정책적인 면에서 지원을 해줘야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yih@fnnews.com 유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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