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입양아 출신 원국씨 서울서 기습 퍼포먼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0 12:49

수정 2014.11.07 19:27



“해외입양인들은 친부모를 찾기 위해 TV, 신문, 라디오 등 미디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특히 TV는 해외입양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전달하기보다는 감성적인 측면만 부각시켜 동정심을 유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일 자신이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태평로의 한 병원 앞에서 일명 ‘친부모찾기 퍼포먼스’를 펼친 원국씨(미국명 케이트 허스·30·여)는 해외입양인들의 모습이 미디어를 통해 왜곡되고 부분적으로 비쳐지는 데 대해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가져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76년 동방사회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된 원씨는 미국 시카고 예술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행위예술가. ‘사람을 찾습니다’라고 적힌 포스터를 들고 약 1시간 가량 펼친 지난 3일의 기습 퍼포먼스는 미디어를 이용한 친부모 찾기의 대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해외입양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기 위해 기획됐다는 것이 원씨의 설명이다. 원씨는 “미디어의 도움을 받지않고 친부모를 찾고자 하는 입양인들에게 간접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원씨가 병원 벽면에 부착하거나 시민들에게 나눠준 포스터에는 입양 당시 사진과 현재의 사진, 출생시 신체특징, 자신을 받은 것으로 기록된 의사 이름, 출생시 친부모에게 3명의 딸이 있었다는 의사의 증언, 입양기관명과 현재의 신체특징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친부모 찾기 프로젝트 또는 행방불명된 사람들 프로젝트, 예술가적 간섭, 2005년’이라는 다소 긴 제목이 붙은 이날의 포퍼먼스는 비디오로도 제작돼 일반인과 입양인들의 인식을 일깨우는 데 활용되고 다운로드가 가능한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널리 보급될 예정이라고 원씨는 덧붙였다.
TV 등 미디어를 대체할 수 있는 친부모 찾기의 대안으로 인터넷을 지목한 원씨는 스스로 웹사이트(www.katehers.com)를 제작,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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