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외국기업 상장’ 이번엔 될까/박승덕기자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4.10 12:49

수정 2014.11.07 19:27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을 꿈꾸는 증권선물거래소가 신경영 3개년 계획을 통해 3년내에 외국기업 30개사 상장유치를 핵심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수요자들은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이다. 거래소의 ‘단골메뉴’라는 지적과 함께 ‘언제적 얘기인데….’ ‘이번엔 정말일까’라는 의구심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외국기업에 대한 주식 원주 상장과 부분상장이 허용된 이후 줄곧 국내 상장 유치작업에 나섰지만 여전히 상장기업 수는 제로(0)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당시 거래소는 “외국기업들 중 상당수의 기업이 국내 상장에 관심이 높아 늦어도 1∼2년내에 상장이 실현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연발했었다.

5년여의 세월이 흐른 지금, 증권선물거래소가 초라한 성적표를 간직한 채 또다시 상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잠재적인 경쟁상대인 싱가포르, 일본, 홍콩의 증권시장에 더이상 뒤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외국기업 96개사의 상장을 유치했고 일본 29개사, 홍콩도 10개사의 외국기업이 상장돼 있다.

그렇지만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 핵심 어젠다가 된 외국기업 상장 유치를 위해선 “말보다 앞선 행동과 제반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중국기업을 접촉하며 상장을 타진한 증권선물거래소 상장유치팀 관계자도 “외국기업 상장을 유치할 마땅한 유인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시 언어문제 해소와 국내 증시 저평가 상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외국기업 상장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무엇보다 증시가 탄탄해지고 상장에 따른 제도 완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3년내 30개사 유치라는 목표가 또다시 허황된 목표에 머물지 않기 위해선 상장비용 절감 등 제도 개선과 펀더멘털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던 외국기업이 91년 127개사에 달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빠져나가고 29곳만 남아 있는 현실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증권선물거래소의 외국기업 상장목표가 이번엔 ‘말의 성찬’이 아닌 현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 sdpar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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